좋아하는 마음이 곧 알고 싶은 마음이라고 하면 분명 비약에 가까울 거다. 하지만 적어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질까?
유리한 정보를 습득하여 더 가까운 관계가 되기 위해 이용하려는 걸까?
많이 알수록 더 좋아하게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일까?
관심과 의식의 쏠림으로 인해 떠오르는 궁금증들의 해소를 위함일까?
또는 그 전부일까? 아니면 그냥, 말 그대로 좋으니까?
이유야 뭐가 됐든, 좋아하는 마음이 크면 클수록, 좋아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더 많이 알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누군가에 대한 앎의 정도는, 때로 누군가에 대한 마음의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역시 널 알아주는 건 나밖에 없지?”
“뭐? 걔는 그런 거 싫어해. 하지 마.”
“알고 지낸 지가 얼만데 내가 그 정도도 모를까 봐?”
때로 이런 말들은, ‘그 사람에 대해서는 내가 가장 많이 알고 있어’라는, 일종의 우월감의 표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표현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암묵적으로 널리 동의를 얻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더 나아가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그렇게 알고 있다는 사실 역시 서로가 알고 있다면,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 또한 당연하다.
그것이 서로에 대한 마음의 크기를 드러내 주는 것으로도 볼 수 있으니까.
왜 좋아하면 알고 싶어질까?
그것은 아마도 누군가를 온전히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과, 언젠가 자신이야말로 가장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리고픈 마음의 발로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