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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Sep 15. 2021

관계 속에서의 자유의 상실

우리는 어떤 관계를 원하는가

관계 속에서 분명 자유를 상실하는 순간은 온다. 그런 경험이 없다면, 아마도 상대방의 자유가 상실되었을 거다.


상대방의 입에서 A를 원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이 찾아올 때, B를 원했던 나와는 충돌하고야 마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에 남는 것은 상실뿐이다. A를 선택하든 B를 선택하든 누군가의 자유는 상실될 것이기에.


물론 이렇게 다소 공격적인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어색할 만큼, 그렇게까지 고집할 의향까지는 없는 자유인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관계의 지속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때로는 작은 상실이 모여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하며, 커다란 상실은 그 자체만으로 관계를 붕괴시키기도 하니까.


또한 이러한 상실의 경험은 복잡하지도 드물지도 않다. 단순히 내키지 않는 말과 행동을 강요받는 느낌을 받을 때, 동시에 자유는 상실되고, 자유의 주체인 자아는 위협당하는 것이다.


그래서 변화를 위한 움직임은, 자유를 추구함에 있어 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가 도움이 아니라 걸림돌이라고 판단될 때, 자아를 다시 찾으려는 몸부림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실상 맺고 있는 관계만큼의 크고 작은 상실이 있고, 정말로 소중한 것을 잃지 않기 위해, 때로는 관계를 오히려 좁혀 나간다.


그래서 자유를 상실하지 않고도 서로의 자유를 함께 추구할 수 있는 관계를 갈망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수많은 만남 속에서 결국 서로의 자유를 상실하지 않고 가능한 많이 충족할 수 있는 존재를 찾아내기도 한다.


그리고 아마도 우리는 그러한 관계의 대상을 인연이라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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