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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Sep 12. 2021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사랑과 이별이 공존할 때

개인적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이별한다는 말에는 공감이 가지 않는다.


사랑의 목적을 사랑하는 대상의 행복이라 여겨 그것을 위해 이별하고 물러서겠다는 생각 자체는 이해가 가지만,


또 한 가지 목적인 자신의 행복을 포기한다는 점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결국엔 이기적인 감정이라는 생각은 너무 이기적인 걸까?


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이 아닌,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이별한다는 말에는 공감이 간다.


종착역이 행복이 아닐 때, 사랑의 목적은 생각보다 쉽게 퇴색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이별이라는 판단을 선택함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은,


사랑하고 있는지보다는 그 사랑이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줄지가 아닐까 싶다.



남아 있는 감정이 사랑이 맞는 걸까?


사랑이라면 얼마나 남아 있는 걸까?


남아 있다면 그 남은 만큼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래서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


관계 속에서 사랑을 잃어갈 것이 예상될 때,

 

떠오르는 과거가 슬픈 기억으로 뒤덮이기 전에,


좋았던 추억을 조금이라도 더 남길 수 있도록,


사랑하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아픈 상처가 남더라도 이별을 말하게 된다.


그렇게 이별을 먼저 말하는 사람의 눈물에 진심이 담겨 있다면,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이별을 선택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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