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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an 25. 2022

자투리 시간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어 언제든 핸드폰으로 글을 쓰고 싶어질 정도가 되면 소소한 장점이 하나 생긴다. 바로 인생의 자투리 시간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는 점이다.


일행이 잠깐 화장실에 간 동안, 약속시간에 늦는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버스나 지하철에 몸을 실은 동안, 혼자 방문한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그런 순간들에 글을 떠올린다. 소재를 떠올리고, 그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고, 이야기를 만들고, 글자를 적는다. 다행히 세상이 좋아져 그런 모든 것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할 수 있다.


그래서 나에게는 혼자 남겨진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졌다. 너무 복잡해지는 생각에 머리를 식힐 때는 있을지언정, 하릴없이 시간을 버리는 때는 드물다. 때로는 강박처럼 글에 대해 떠올라 순식간에 많은 일들을 벌이기도 한다. 이제는 갑자기 공원에 혼자 한 시간 동안 앉아 있게 되어도 전혀 막막하지 않다. 정말이다. 실제로 내 글의 적지 않은 부분들이, 이전에는 비효율적으로 사용되었을 자투리 시간에 완성되었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 설령 있을지라도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이로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투리 시간의 활용은 참으로 뿌듯한 습관이다. 물론 그것만으로 그 길을 온전히 걸어가고 있다고 자신하기는 어렵겠지만, 언젠가 돌아보면 틈틈이 걸어온 그 거리가 결코 짧지만은 않으리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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