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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pr 06. 2022

옐로 라이트

마음 상태를 신호등에 비유하여 그린라이트니, 레드라이트니 하며 표현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 분명 누군가의 마음 신호에 그린라이트나 레드라이트가 켜져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간과해선  되는 , 이도 저도 아닌 옐로라이트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많으리라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확실한 상태를 선호한다. 누군가의 마음을 엿보고자 한다면, 그 마음 역시 그렇게 확실한 상태이길 원할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잘 알고 있듯, 마음만큼 확실하지 않은 것도 드물다. 과장을 조금만 보태자면, 마음은 어디에도 진득이 머무르지 않는다. 아무리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마음이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해진 범위에서 조금씩은 흔들리게 마련이다.


그러할진대, 마음이 정해져 있으리라 여기는 건 바람직하지는 않은 태도일 수 있다. 설령 누군가의 마음이 현재 그린라이트, 또는 레드라이트라 할지라도 그 상태가 언제까지나 유지되리라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현재 켜져 있는 불의 색깔이겠지만, 그것을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그러니까, 현재 어떤 불이 켜져 있든 언제든 옐로라이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그린라이트에서 레드라이트로 가는 과정이든, 레드라이트에서 그린라이트로 가는 과정이든 결국 옐로라이트를 통과하게 마련이다.


결국 이 사실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레드라이트에서도 자신의 행동에 따라 옐로라이트를 거쳐 그린라이트로 바뀔 수 있는 경우가 분명 존재한다는 거다. 둘째는, 반대로 그린라이트에서도 옐로라이트를 거쳐 레드라이트로 바뀌기도 한다는 거다. 타인의 마음을 항상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분명 되돌릴 수 있는 경우도 존재하고, 또한 아무리 긍정적이었던 마음도 한순간에 부정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거다.


마음 상태가 확실하길 원한다면, 역설적으로 마음이란 결코 확실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둘 필요가 있다. 그때서야 비로소 타인의 마음을 확실히 붙잡기 위해서는 언제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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