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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BTI 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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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pr 12. 2022

셜록 홈스와 감정(feat. INTP)

요새 글을 보니 인팁과 사랑이 나름대로 핫이슈인  같아 머리를  굴리다 보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  하나인 홈스가 떠올랐네요.


홈스의 MBTI 유형을 추측해 보면 인팁이라고도, INTJ(인티제)라고도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인팁이라고 봅니다. 가장 큰 증거는 홈스의 무절제하고 정돈되지 않은 일상이죠.


사실 인티제인 증거도 있고 인팁인 증거도 있지만 그건 크게 중요하지는 않아요. 어쨌든 제가 인팁인 걸로 보고 있으니까.


소설 홈스 시리즈에는 비중 있는 여성 등장인물이 거의 없죠. 그래도 가장 잘 알려진 여성 캐릭터를 들자면(허드슨 부인을 제외하면) 바로 아이린 애들러입니다.


어떤 캐릭터인지 간단히 설명하면, 그 대단한 홈스를 앞지른 여성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여성에 대한 묘사를 좀 볼까요? 소설 홈스를 접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화자는 홈스의 유일한 벗인 왓슨입니다.


‘…홈스가 아이린 애들러에게 어떤 연정 비슷한 것을 느꼈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홈스의 냉정하고 치밀하면서 놀랍도록 균형 잡힌 정신에게 모든 감정, 특히 연애 감정이란 혐오스러운 것이었다…’


인팁의 주기능인 내향사고(Ti)라는 냉철한 이성에게 있어, 외향감정(Fe)이란 과장된 표현을 빌자면 때로 혐오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죠. 홈스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확실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 존재가 더 특별하게도 느껴집니다.


‘…나는 셜록 홈스가 기계처럼 완벽한 추리 및 관찰 능력을 가진 인간으로서 전무후무한 존재이지만 연인으로서는 서투르기 짝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중략…그러나 논리적 훈련을 쌓은 사람이 섬세하게 균형 잡힌 정신세계에 그러한 감정적 틈을 허용하는 것은 자신의 논리적 결과물에 흠집을 낼 교란 요인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을 터였다. 홈스 같은 사람에게 강렬한 감정이란 예민한 악기 속에 든 모래나 고배율 확대경에 간 금 이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홈스가 감정을 어떻게 여겼을지 추측해볼  있는 대목입니다. 분명  어떤 리적 사고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란, 홈스에겐 오히려 버거운 문제였을 겁니다.


다소 과장이 섞였지만, 홈스와 마찬가지로 아마 인팁에게 있어서도 감정이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닐 겁니다. 그들의 논리적 사고를 방해하기엔 더할 나위 없는 문제죠.


저보다 더 잘 아시겠지만, 인팁의 사랑을 강하게 느껴보신 분이라면, 그 사랑이 인팁에게 있어 다루기 쉽지 않은 감정이었음을, 꽤 많은 것을 제치고 나서야 받아들인 감정이었음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셜록 홈스에게 그녀는 항상 < 여자>이다. 그의 눈에 그녀는  어떤 여성보다도 우월하고 빛났다…’


적어도 인팁에게 있어 그 연인은 누구보다 빛나는 이성이 아닐까요? 결국 인팁에게 사랑이란, 어려운 만큼 더욱 소중한, 아무에게나 갖지 않는 특별한 감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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