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다 May 14. 2022

미완성

세 가지 주제에 대해 쓰던 각각의 글을 모두 완성시키지 못했다. 사유는 다양하지만 결과는 하나, 미완성이다.


나름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도 성과를 내지 못했기에, 지금의 내게 깃든 생각과 감정은 일단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미완성된 글 속에서 긍정적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해본다.


정돈되지 않고 무질서한 상태의 글에 더 이상 손을 대지 못 한 이유는 단순히 역량의 부족이라 할 것이다. 주제의 잘못된 선택이든, 생각의 미흡한 연결이든 온전히 내게서 비롯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집어 말해, 부족한 역량을 채울 수 있다면 글의 잠재력을 끌어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명료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뿐, 소모된 나의 시간이며 노력이 무의미했다 말하기는 아직 이른 것이다.


결국 미완성이란 완성에의 실패가 아니라 완성에의 과정을 의미한다. 미완성에 대한 부정적 감상 속에서 이 당연한 의미가 생각보다 자주 잊히거나 왜곡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 미완성된 글들을 아직 포기하지 않는다. 언젠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미래의 내가 찾지 못했던 글의 해답을 찾아내리라 믿는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이는 비단 글뿐이 아니라 모든 분야의 성취에 있어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미완성된 존재들의 운명을 함부로 논할 수는 없겠지만, 포기하지 않는 한 운명은 정해지지 않는다. 언젠가 그 존재들이 미완성이라는 이름표를 보란 듯이 떼어낼 날이 찾아오기를 희망한다.

작가의 이전글 어떤 경고 표지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