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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y 20. 2022

나이와 아쉬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타인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나보다 어린 나이만큼은 정말 부러울 때가 있다. 확실히 나이를 먹긴 먹은 모양이다.


훨씬 어렸던 시절, 대부분의 어른들이 부러워하던 나이에, 나도 그런 말을 듣곤 했었다. 나이가 부럽다느니, 젊어서 좋겠다느니 하는, 당시에는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몰랐던 스쳐지나 보낸 말들.


그리고 아마,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은 이런 나를 보며 여전히 비슷하게 말할 것이다. 너도 아직 충분히 젊다고. 그런 말을 하긴 너무 이르다고.


이제는 어렴풋이나마 이해가 간다. 그런 말들의 의미가 이해가 간다기보다, 그렇게 말하던 어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안타깝게도 다른 많은 경우들처럼, 나이 역시 겪어봐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 같다.


누구나 과거를 후회하지는 않지만, 누구에게나 과거의 아쉬운 순간은 존재한다. 그렇지 않다는 건 항상 최적의 선택을 했다는 얘기인데, 실질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쉬움은 늘 가슴 한편을 맴돈다. 그것은 지난날 아쉬운 선택을 했던 자신에 대한 아쉬움이자, 더 나은 선택을 하길 바라는 타인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다.


물론 이를 이해한다고 해서 아쉬움이 남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매 순간 아쉬움이 남지 않는 선택을 하길 바라는 마음만은 간절하다.


언젠가 타인의 나이를 듣고 부러움과 아쉬움이라는 양가적 감정이 겹칠 때, 우리 모두는 똑같은 생각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왜 부러워하는지, 왜 아쉬워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마음속 깊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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