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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May 24. 2022

감춰진 자아의 외침이 들릴 때

외부로 드러난 자아가 긍정적으로 비칠 수만은 없음을 알고 있기에, 드러내기보다 차라리 감추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 여겨질 때가 자주 있다. 그렇기에 평균적 차원에서, 안타깝게도 자아의 일부는 대개 감춰져 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부자연스럽다 말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타인의 자아를 존중하는 유일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타인을 위해 자아를 희생하고, 또 타인의 희생을 통해 자아를 추구하고 있다. 그만큼 사회는 생각보다 잔인하다.


그럼에도 자신의 내면을 지나치게 감추는 건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그렇게 존중받지 못하는 자아의 존재를 조금씩 잊어가거나, 심하면 아예 상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을 존중하는 건 분명 중요하지만, 스스로를 존중하는 건 그보다 더 중요하다. 가볍게 자아를 드러내는 것도 현명한 태도는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무의미하게 자아를 감추는 건 자못 위험한 태도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 위험한 상황을 마주하기 전에, 깊숙한 곳에 감춰진 자아를 찾아내 그것을 건강하게 외부로 드러내야 한다. 언젠가는 타의와의 타협 대신 자아를 드러내 맞설 필요가 있다. 그것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충돌이다.


좋아함에도 행하지 못할 , 싫어함에도 거절하지 못할 , 틀리다 믿는 것을 억지로 인정할 , 그리고 깊이 간직해온 꿈이 위협받을 , 그렇게 반복되어 억눌리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느 순간 외면받고 고통받는 자아의 힘겨운 외침을 듣게 되는 것이다.


결국 행복한 삶을 위한 연습이란 그렇게 감춰지는 자아를 날카롭지 않게, 세련되게 드러내는 연습에 가깝다. 어쩌면 그 연습의 길에는 끝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행복이란 길 끝이 아니라 길가에서 당신을 반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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