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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un 08. 2022

캄캄한 방

문은 열려 있지만, 새카매서 내부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방이 있었다.


“저 방은 왜 저렇게 캄캄한 건데?”


“스위치가 어딨는지 모르거든.”


나는 갸우뚱하며 물었다.


“손전등으로 비춰서 찾아보면 되잖아?”


“해봤는데 똑같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믿지 못한 나는 손전등을 찾아 방을 비췄다. 불빛이 방을 경계로 끊겨서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이야? 왜 이러지?”


“글쎄, 아마도 커다란 빛을 기다려야 할 거야.”


나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얼마나 커다래야 하는데?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데?”


“그건 몰라.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마.”


돌아서려던 나는 문득 스치는 생각에 방으로 들어섰다. 순식간에 어둠이 온몸을 휘감았다.


“소용없다고!”


나는 소리를 무시한 채 손을 뻗어 벽을 더듬었다.


[탁]


스위치를 켜자 방이 환해졌다. 눈이 부셔서 뜨고 있기도 힘들 정도로 커다란 빛이었다.


소리는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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