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도 어느새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시간 참 빠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7월 초에는 벌써 7월이라며, 6월 말에는 벌써 6월도 다 갔다며 지금처럼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을 했었다. 경험적으로 나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이런 말을 하며 지내는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빠르다 느껴지는 이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밝혀보자면, 인생의 어느 순간에나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간도 다가오기에 '벌써?' 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얘기다.
"벌써 4월이야? 한 것도 없는데 중간고사 기간이네."
"우리 최근에 만난 게 벌써 1년 전이야. 이번에 또 봐야지?"
"올해는 꼭 살 빼기로 했었는데 벌써 6월이네. 이번에도 망한 것 같아."
물론 이런 주장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으나, 어쨌거나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렇게 언제든 시간은 빠르게 흐를 것 같다. 그리고 해야 할 일도 항상 남아있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보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길 바라는가? 하고 묻는다면, 사실 그런 것도 아니다. 가끔 시계가 멈춘 것 아닌가 느껴질 때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결국 빠르게 지나갔다고 느껴지는, 지금 정도의 빠르기가 적절한 것 같다. 이 말이 시간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명백한 대전제 하에 이뤄지는 체념으로 들린다면, 굳이 변명할 생각은 없다.
7월도 어느새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시간 참 빠르다. 그 안에서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태도가 항상 시간이 부족하니 바쁘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어차피 시간은 부족하니 느긋하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떤 태도든 일리가 있어 보인다. 결국 선택의 영역으로 남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