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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Oct 14. 2022

완벽

평소 감정의 변화도 크게 눈에 띄지 않고 마치 로봇처럼 업무를 잘 처리하던 사람의 실수는 당사자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도 만든다는 연구결과가 어렴풋이 기억난다. 뜻밖의 모습에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가 상쇄되어 인간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란다.


이는 많은 이들이 실수를 인간의 커다란 특징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면서, 역으로 인간이라면 실수를 피할 수 없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여기서 조금만 비약해 보면, 실수를 하지 않는 완벽한 인간은 이미 인간이 아니라고도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인간은 실수한다’는 말을 단순하게 ‘실수해도 된다’는 말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할 때가 있다. 결국 실수는 결과적으로 독이기 때문이다. 아마 ‘실수해도 된다‘가 통용될 수 있다면, 그 앞에는 ’계속 나아진다면‘이 생략되어 있을 것이다. 실수는 완전히 없앨 수는 없어도 줄여나갈 수는 있는 것이다. 적어도 그런 때에는, 실수라는 행위가 '이해'가 될 수는 있어도 '변명'이 될 거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비록 문자 그대로 완벽할 수는 없음에도 불구하고 완벽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분명 찾아온다. 그런 순간을 마주하기 전에 완벽주의자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건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 ‘완벽을 추구하는 모습’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그 배움 안에서 완벽의 진정한 의미는 다시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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