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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Dec 05. 2022

싫은 사람과 불편한 사람

퇴근하여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이 어찌 나만의 전유물이겠는가. 그리하여 가끔 한 공간 안에 머물고 싶지 않은 직장동료와 한 공간 안에 머물며 같은 길을 가게 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우연한 만남도 즐기는 편이지만, 이런 나도 피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 공공연한 대다수의 비밀이겠지만 대개 직장상사가 그렇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 대상은 싫은 직장상사든 아니든 가리지 않는다는 거다. 불편해서 그렇다.


그런데 싫은 사람과 불편한 사람의 차이는 뭘까?


내 생각엔 대화가 이 둘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대화하기도 싫은 사람은 싫은 사람이요, 대화하기 어려운 사람은 그저 불편한 사람이다. 그러나 둘은 함께 있고 싶지 않다는 공통점 때문에 헷갈리기도 하다.


하지만 둘은 분명 다르다. 싫어하지는 않지만 불편한 사람이 분명 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열심히 뛰어 내려와 떼어 놓고 온 그 사람이 그렇다. 행여 같은 지하철을 타게 될까 두려워 눈치 보다가 시간차를 두고 먼저 사무실에서 내보낸 그 사람이 그렇다.


그래서 가끔 변명을 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당신을 피하는 이유는 단지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싫은 게 아니라 당신과 함께 있는 상황이 싫은 겁니다. 이기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차이를 이해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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