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다 Dec 20. 2022

핑계

절박하게 원하면 다 하게 되어 있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래서 행위의 동기가 필요할 때 절박함을 심어주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고도 생각한다. 그러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열심히 노력하게 되어있다.


또한 이를 좀 비틀어서, 행위를 하지 않는 갖가지 이유들의 종착점은 결국 그만큼 절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귀결되는 게 아닐까 주관적으로 이해해 보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에 지나치게 깊이 빠져들다 보면, 시간이 없다거나 피곤하다거나 실패가 두렵다거나 하는 수많은 이유들이 그저 핑계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그런 이유를 대는 게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표면에 드러나 있는 이유들은 그저 핑계에 불과하고, 사실은 단순히 그렇게까지 절박하게 원하지 않는 것뿐이라는 이유가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는 의미다.


하고 싶은 것들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 거기엔 분명 특정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루지 ‘않고’ 있다면 단지 절박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분명 원하고는 있다 해도,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정도의 바람은 행위의 동기를 적극적으로 불러일으키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래서 읊조려 온 이유들이 사실인지, 아니면 절박하게 원하고 있지 않을 뿐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핑계인지, 그 구별은 중요하다. 이유를 대는 주체자가 자신이든 타인이든, 행위를 하지 않는 원인이나 가능성을 파악해야 할 때면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싫은 사람과 불편한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