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다 Oct 31. 2023

공포는 때로 앎으로부터 온다.

공포는 무지로부터 온다고 믿었다.

그런데 사실은 앎으로부터 오는 건 아닐까?


제주도의 아르떼뮤지엄은

참신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상상해 보자.


그래픽으로 표현된 수많은 별들이 있다.

실제 밤하늘처럼 생긴 공간이 있다.


어딘가에서는 집채만 한 파도가

나를 집어삼키듯 밀려오고 있다.


거대한 벽을 가득 메운

하얀 물살은 경외감과 함께,

정말로 휩쓸릴 것 같은

두려움도 일으켰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대도 두려울까?


안고 있던 아기의 표정을 바라보았다.


평온했다.


차라리 몰랐더라면 두렵지 않았을 일들도 많다.

때로는 앎으로부터 오는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기도, 움츠리기도 한다.


가끔 지나친 앎은 독이 된다.


물론 방향을 제시할 앎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방향의 제시는 다른 방향의 배제와 같다.


앎이 더 나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게

사실이 아니라 믿음이라면

그 순간 앎은 필요악이 된다.


어쩌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앎이 수많은 제약을 만들어내고 있는 건 아닐까?


공포는 대개 무지로부터 오지만,

앎으로부터도 온다.


나는 여전히 밀려오는 물살을 향해

천진난만하게 손을 뻗고 있는

아기를 달래며 전시관을 나섰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기 객관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