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눈치껏 빠지려던 밭일에
삼촌들이 못 오게 되면서 대기 10번쯤 되던 나의
차례가 1순위로 올라 엄마를 따라 가게
되었다.
할 일은 고추 따기와 잡초 뽑기
고추를 다 따고 잡초를 뽑을 차례가 되었을 쯤엔
이미 옷이 흙투성이가 되었다.
낫을 들고 잡초가 무성한 곳으로 걸어가면서
그런 생각이 스쳤다.
혹시 내가 흙수저도 아니고 낫 수저를 타고난 건 아닐까?
30대 초반
남자 친구 없음
백수
부모님 집에 머물고 있음
왜 그런 생각이 든지는 알 수 없으나
잡초를 뽑기도 전에 기분이 이상했다.
그런 기분도 잠시 할 일은 해야 하니 하기 싫은 마음 가득
잡초를 베고 뽑기를 반복했다.
무슨 잡초가 이렇게 많이 자란 건지
누가 잘 자라라고 한 것도 아닌데 알아서 자란 거다.
우리가 키우는 곡식만큼 잡초가 많다.
그러다 얼마 전에 본 TV 프로그램 강의가 생각났다.
잡초는 사람의 부정적인 마음, 곡식은 긍정적인 마음이라
긍정성은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돌보며 키워야 한다고 했다.
부정적인 마음은 잡초처럼 어떠한 노력이 없어도 피어나는 거라 제때 정리하지 않으면 마음속 긍정성까지
옭아매 더 이상 그 모습을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말이다.
성질나는 기분으로 낫질을 한지 얼마 후
지나온 이랑을 살펴보니 깻잎은 예쁘게 피어있고
주변도 깨끗하게 정리가 됐다.
오늘 한 일이 단순히 밭뿐만 아니라
마음의 밭을 정리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런 노력 없이 마음이 평온하기를 바라지 말고
꾸준히 살피고 비우고 정리해야 함을 느꼈다.
그때 비로소 내가 거두고자 하는 것이 피어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