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버리기 연습

by 콘월장금이



나는 앞날이나 타인에게 기대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내 인생은 늘 아름다워야 하며,

내가 내 사람이라 여기는 사람들은 나의

보이지 않는 기대를 채워야 하는 존재라 알게 모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보통 우리 앞에 일어나는 일들이 기대한 것 이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적당하면 다행이고, 그마저도 닿지 않는 일들이

수두룩한 게 현실이다.


나는 무척 괴로웠다.

당장 내 이야기를 들어줘야 된다고 생각한

친구가 전화를 받지 않았을 때,

약속한 시간에 아직도 오는 중일 때,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무조건 전화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전화가 오지 않는 장거리 연애 때도 그랬다.


기대감은 곧 실망과 마음 속 지옥을 만든다.

내가 만든 기대 속에 살고 있는 주변 사람들은

대체로 기대만큼 채워주지 못하니

나는 늘 불안하고 짜증이나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찮게 혼자 지내는 날들이 꽤나 길게 이어지던 때가 있었다.

몇 달 몇 년을 그렇게 있다 보니

주변에 많던 사람들과 얼굴 보고 교류할 일이 물리적 거리로 인해 멀어져 있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을 때쯤,


타인에게 기대하는 것 또한 자연스럽게 줄었다..


가령, 생일은 나에게 더 이상 누군가의 축하를 기다리고

오지 않는 연락에 서운해할 그런 일이 아니다.


생일을 건강하게 맞이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선물이고,

가족처럼 여기던 인간관계는 남은 남이다 라는 생각 아래

연락 주면 고마운 일이고, 그렇지 않으면 당연한 일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어쩌면 이성적이 되었거나 혹은 인간관계에 피곤해졌거나 또는 외부로 향하던 기대를 나 스스로 해소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리라.


요즘은 건강한 것 그 자체가 고마운 일이라

오히려 내 앞에 일들이 요동치지 않고

잔잔하게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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