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못 했을 시기엔
누군가의 차를 타는 게 당연했다.
차를 태워준다는 건 감사하면서
기쁜 일이지만 당연했다.
여기서 당연은 기름값을 생각 못 했다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인사 정도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음료 라도 혹은 밥이라도
사는 게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7-8년 장롱면허를
탈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끄는 차는 약 6년 전 엄마가 첫째 언니에게
사준 모닝인데, 원래 이 경차라는 게 기름을 많이 먹는 건지?
내가 많이 돌아다니는 건지?
이 차가 문제인지? 알 수 없으나 기름 넣는 일이 꽤 잦다.
차를 얻어 탈 때엔 그저 타는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되었다.
차를 운전하려면 그 동력원인 기름이 필요한데,
10개월 차 백수인 나에게는 잦은 지출로 보일 때가 있다.
어제는 엄마가 내 생일이라고 수박을 선물로 준다길래
요가 용품이나 사겠다고 수박 선물은 괜찮다고 말했다.
엄마가 5만 원을 줬다.
그리고 오늘 엄마는 내게 말했다.
내일 서울 갈 때 기름값을 내라고-
엄마 차는 큰 차라서 가득 넣으려면 7만 원 정도가 나온다.
어제 준 생일 돈은 내일 기름값 내라고 준 걸까?
어제와 내일 사이에 낀 오늘의 나는 기분이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