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운동회날 땡볕 아래 달리기를 준비하다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이 온 적이 있다.
곧장 병원에 가기를 엄마는 한의원에 날 데리고 갔다.
헉헉 호흡을 가빠하는 나를 보며
어떠한 처방 없이 큰 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하는
한의사 아저씨.
그리곤 한 시간을 더 달려 큰 병원 응급실에 닿았다.
사실, 가는 동안 호흡이 잦아들어서
‘오잉? 호흡이 잦아들면 안 되는데...’
이런 생각 끝에 호흡 곤란이 이어지도록 연기 아닌
연기를 했다.
차 뒷좌석에 몸을 뉘이며 가쁜 호흡을 어색하게 이어갔다.
링거를 맞고,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의 말씀
‘자녀분이 엄살이 심한 거 같아요.’
이런 말을 했다.
그렇다 나는 정상 호흡으로 돌아왔다.
그 뒤로 나에게 호흡은 중요한 일이 되었다.
20대에 배운 요가도 호흡에 집중하라고 알려주었으며,
명상 또한 그랬다.
그렇다 보니 숨을 들이쉬고 내뱉는 게
나의 지금 상태를 점검해보는 기준이 되었다.
초록빛 가득한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때와
만원 열차에 몸을 욱여넣어 겨우 출입문이 닫힐 때의
호흡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의 산소를 받아들이고,
내 안의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이 순간이
소중한 이유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도 호흡은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호흡을 할 것인가는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다.
어떤 산소를 제공해야 할지 또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