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 속 디지털 노마드

by 콘월장금이

2020년 새해 목표이자 키워드는 디지털노마드였다.

아시아를 시작으로 마음이 닿는 곳으로 가는 배낭여행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1년 일하고, 1년 정도 알뜰하게 여행할 만한 자금을 모아 두고 숨을 고르듯 코로나가 지나가기를 바랐다. 음, 그래도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후 오랜만에 온 본가라서 그 나름의 쉬는 시간이 참 좋았다.

2-3개월이면 끝날 상황일 줄 알았는데 이게 지금까지 갈 줄 누가 알았을까

(최근에 든 생각은 과거 세계 역사를 보면 이런 질병이 세계를 뒤흔드는 경우가 있었다. 전쟁은 또 어땠는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위기는 오는구나)


어찌 됐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느린 듯해나갔다.

캐나다 직장에서 퇴사한 지 1년 하고도 3개월이 된 지금 나름대로 백수 겸 디지털 노마드로 잘 살았다.

백수라고 하는 게 더 맞을 테지만, 매달 작은 수익이 발생했고 생활을 이어나갈 만한 금액은 아니었다.

그나마 여행을 안 가서 여행 자금이 넉넉했기에 1년을 푹 잘 쉬어도 덜 불안했는지도 모른다.


어디를 많이 돌아다니진 못했어도 내가 필요한 상황에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좋았고, 편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공간에 가서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참 좋았다.


단점이라면, 규칙적인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 몸이 끝도 없이 늘어지고 별게 다 귀찮아진다는 것.

불규칙한 수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장점은 자유로움이요. 단점은 불안정함, 불규칙적 수익 이겠다.


그 둘의 중간 선상에 머문다면 그건 뭘까?


생각보다 어느 곳에 소속되지 않음이 너무 잘 맞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반면 늘어짐이 심하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그건 코로나 상황과는 별개 일수도 있겠다. 코로나 바로 전에 2개월 조금 안되게 남미에 있었는데, 그때도 참 늘어졌었다.


피부염이 심해져 귀국 후, 바로 코로나라는 세계적 유행병이 생길 줄 누가 알았을까

앞으로 이런 변수들은 얼마나 오게 될까


그나마 1년간의 코로나 상황 속에서 지난 여행 추억을 야금야금 먹어가며 버티어 낼 수 있었던 건 사실이다.

언제 다시 여행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과거의 나에게 용기 내주어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때 미리 안전하게 여행을 잘 다녀서 다행이라고 말이다.


앞으로도 디지털노마드로 살아가고 싶다. 불안정함 속에서 안정을 느끼는 성향이 있다면 그건 나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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