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보다 한주 더 미룬 비행 일정이다.
안정적인 생활패턴 속에 있다는 건 생각보다 더 달콤하고
포근한 일이라 이 생활 밖으로 나간다는 게
상상만으로도 아찔한 기분이 든다.
작년 워킹홀리데이 상반기 신청에 떨어져서 하반기에 붙었을 땐 코로나로 인해 한 템포 쉬어가 적절한 시기인
하반기에 준비 잘하고, 돌아오는 상반기에 출국하면 되겠구나 단순히 생각했다. 덧붙여 운이 참 좋다고도 느꼈는데, 뜻하지 않은 자가격리라는 변수와 무척 비싸게 다가오는 런던의 물가는 굳이 이 상황에 나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심오하고 길 잃은 온라인 창만 왔다 갔다 하게 만든다.
행운이 나에게 비춰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현실이라는 햇볕에 피어나려다 다시 시들고 마는 봄의 작은 새싹을 닮았다.
당장 집도 없고, 일자리도 없고
정말 이 건강한 몸뚱이 하나만 있는 상태에서
무얼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돈을 적게 들고 가진 않을 텐데(=작지만 소중한 나의 전재산) 앞으로 펼쳐질 상황을 모르니 무턱대고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 -
부디 이 고민도 지난 어떤 날의 그때처럼
자연스럽게, 가장 알맞은 좋은 방법만 남고
소멸되기를
그저 밑거름이 되어 웃음꽃 피울 날이 오기를
나는 늘 떠나기 전이 제일 무섭고 두렵다.
그럼에도 떠날 거라는 걸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