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망하는 어떤 일들은 그 일이 너무나 소중해서 입 밖에 꺼내 놓기가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가령 여행이나 글쓰기가 나에게는 그런데 이 일들을 나름 꾸준히 하면서도 마음껏 펼쳐놓는데는 어려운 것이다.
이번에 한국에 잠시 들어오면서 내 마음은 조급함을 띄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그도 그럴 것이 이 3개월이 지나면
나의 정착지는 영국 시골이 될거 같은데, 거기서 내가 나의 인생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감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한국에 있는 동안 내가 가진 경험의 서랍을 열어 어떠한 결과물로 내놓고 그로 인해 머니플로우가 발생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지난 시간동안 써온 글들을 모아 나름 추려보고, 도서 기획안을 작성해본뒤 몇군데에 투고를 해보았다.
며칠이 지났지만 소식은 없고 자신감으로 툭툭 덮어놓은 곳에 불안이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마치 나의 응원단같은 친구는 어떠한 일이든 잘하는 사람이라며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는데, 이건 내가 여행을 하기 전이나 지금까지도 한결같은 믿음을 준다. 어떤 날에는 이런 한결같은 응원을 주는 친구가 있다는게 감사하기도 하고, 그런 응원을 받을 만한 나의 자격에 대해 검열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좋아서 하던 일들이라 나름 애쓰기도 했지만 여기까지 닿은건 어쩌면 물 흐르듯 온 것도 사실이다.
내가 이번에 출판과 국제요가자격증을 같이 준비하면서 느낀건 자격증 준비가 훨씬 수월하다는 느낌이었다.
형태로 보면 출판은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일.
국제요가자격증은 그 마음을 먹기까지 꽤 오래 시간이 걸렸지만 어찌됐건 내가 선택해서 국가를 정하고 떠나기로 마음 먹는 능동적인 일이었다.
아마 나만 그런 것은 아닐텐데 출판을 준비하다보면 이 일에 대한 열정 또는 운 같은 것, 그 외에 내 스스로의 글솜씨 같은 것들을 펼쳐놓고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생각이 좁아지는 날에는 머릿 속으로 스페이스 바를 누르는 상상을 한다. 넓어진다 넓어진다..
그 안에 공간이 생기고 이 잡념과 불안이 들어가도 될 만큼의 확장된 공간은 비행기를 타고 아래를 바라보듯 작아져보인다.
가능성을 심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느라 어느날에는 씨름하듯 생각을 바라보고 정돈을 하게 되지만
이 모든 일이 그저 아무 의미는 없지 않을 거라는 마음도 그 안에 숨어있다는 걸 알게 된다.
으쌰으쌰 몸을 일으켜 동네 주변을 돌던 날의 에너지.
비교적 적은 날에 집에서 푹 쉬어 누워있는 날의 에너지가 상생을 일으켜 다시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줄거다.
분명한건 이건 누구나 느낄 만한 삶의 어느 구간에 일어나는 감정이라는걸 확신하게 된 조금은 어른이 된 나는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