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연애 2주차
영국워홀이 끝나고 한국에 들어온지 어느덧 2주가 되었다. 첫째 주에는 시차 적응을 하고 동생이 오픈한 카페에 왔다갔다 하면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그동안 못 만난 친구도 만나면서 시간이 이렇게 흐른거다.
약 1년 반이상을 거의 매주 만났던 나와 Z는 처음으로 긴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되었다. 이 일의 발단은 나의 선택이었고, 연애 하기 전부터 워홀이 끝난 뒤에는 발리에 가겠노라는 나름의 계획이 있던지라 그것을 실천하기로 한 까닭이었다.
나야 뭐, 고국으로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 무엇보다 언어의 자유로움이 있으니 편안한 세상으로 돌아온거다.
그에 반해 남자친구 Z는 최근에 직장을 옮기면서 시골로 이사를 갔고, 워홀 막판에는 내가 시골에 방문을 했다가 우리 가족도 같이 만나고 우수수 그 인원들이 다 한국으로 돌아오니 Z는 시골에 혼자 남았다.
물론, 이제 막 알아가는 사람들이겠지만 직장동료도 있고, 같은 국가 출신의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지난 주말에는 사람들과 와인 투어 같은 걸 간다면서 우리가 갔었던 콘월의 어느 지역을 간다고 했다.
그리고는 오늘은 내가 배송 관련한 질문을 했는데, Z는 대뜸 감기에 걸렸다는 말을 전해왔다.
콘월의 날씨가 꽤나 춥다는 말과 함께.
아차 싶었다. 왜냐하면 내가 Z한테 최근에 선물을 보냈는데 여름 맞이를 하자며 반바지 두개, 긴바지 하나, 슬리퍼를 보냈기 때문이었다.
잠재적인 이유로는 이제 재택 근무를 할 일이 많은 Z한테 편한 옷을 주고 싶었다.
아무튼, 이제 막 시작하는 장거리 연애에 감기를 걸렸다는 소식이 못내 옆에서 챙겨주지 못하는 마음과 같이 아리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나는 신나서 며칠 전 다녀온 어느 작가님의 사인회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었는데.. Z 눈에는 나만 신나게 즐기는 걸로 보이겠지? 근데 뭐 어쩌겠는가 싶기도 하다.
나도 우리나라에 오랜만에 들어왔고 이 시간은 3개월이라는 돌아갈 비행기표를 가진 귀한 날들일테니 말이다.
나는 장거리연애는 잘 못하지만, 이번에는 꼭 잘 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