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아들과 딸

by 콘월장금이

어제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엄마한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 해버린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어릴 적 교통사고 후 장애진단을 받은 동생이

학교 생활을 힘들어해서 엄마를 불안하게 만들만한

글을 쓴 종이를 집 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이다.

엄마는 혹시 아들이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될까 봐

무섭다며 걱정 어린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최근 언니에게 전해 들은 엄마의 상태도 갱년기 증상이 있는 것 같다며 다섯째에게 갱년기 약을 사서 본가에 가져가라고 했다.

전날 대화창에서 얘기를 들은 다음날,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전화 온 엄마는 아들을 걱정하고 있다.

잠시 동안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나는 말했다

그렇게 힘들 거 같으면 차라리 학교를 그만두게 하라고,

엄마는 그래도 학교는 졸업해야지... 라며 말 끝을 흐렸다.









나는 나대로 학교가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학교 그만두면 뭐 어때 라는 철없는 말을 했고

엄마는 학교 그만두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되냐는 식으로 내게 물었다


나는 이내 받아치기를 엄마, 내가 지금 왜 다 때려치우고 여기 나와 있는데.. 나 2년 전에 죽으려고 했었어

근데 지금 살고 있잖아


엄마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아.. 괜한 말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 말의 의도는 그때는 그랬지만

이제는 살아있어서 좋아

그러니깐 무언가를 그만둔다는 게 어쩌면 전환점이 될 수도 있어. 그게 삶을 휘두를 만큼 힘들다면


엄마는 그냥 푹 쉬라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끊어진 전화와 남겨진 정적

내가 무슨 말을 한 거지.. 한참 마음이 좋지 않았다











오후에는 호숫가 근처를 걸으며 어느 한편에 앉아 멍하니 있다가 다시 정처 없이 걸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놀이터의 낡은 그네를 아무런 표정 없이 타다가 느지막이 숙소로 돌아왔다



이층 침대에 올라가 누워 있는 동안에도 쉽사리

불편한 마음은 가라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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