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우유와 피자
모든 이를 사랑하겠노라고 다짐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피자 하나에 10년 세월을 거슬러 유치해지기
짝이 없다.
동생이 사 온 딸기 우유 두 개
원 플러스 원으로 사 온 것이 분명하다.
그중 하나를 달라고 하니 이미 다 먹었다고
우유갑 안에 남은 잔 방울까지 탈탈 털어낸다.
피자는 오는 중.
동생이 퇴근하기 전에 일찌감치 시킨 것이
배달 예정 시간을 확인해보니
기가 막히게 남동생이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다.
잠시 후 도착한 피자를 받아 들고 마음속
흥분을 겨우 누르며, 베란다에서 음료수 캔 하나를 챙겨 집안으로 들어간다.
컵에 콸콸 따르고 동생은 배제한 채
엄마와 피자를 즐긴다.
동생의 죄목은 평상시 나에게 놀고먹는 백수라 놀리며 집안일 좀 하라고 상처 준 일.
그러면서 내가 뭔가를 사면 자꾸 뺏어 먹는
소위 일하느라 돈 벌지만 안 사주는 동생.
남동생에게 피자 하나당 가격을 제시한다.
엄마는 10살 어린 동생이나 너나 똑같다며 자꾸만 남동생에게 피자를 담은 접시를 내민다.
자존심 세우는 녀석은 오늘 많이 먹어서 배부르다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다시 피자 조각당 가격을 제시한다.
끝끝내 먹지 않는 동생-
잠시 후,
차라리 밖에 나가 뭔가를 사 오겠다더니
검정 봉지 하나 들고 들어온다.
그 사이 나는 몇 가지 생각이 오갔다.
’어차피 먹고 배부른 피자를 욕심부려서..
남은 피자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은데...’
동생은 음료수와 강아지 간식을 사 왔다.
슥슥 비빈 후 무릎까지 꿇어 반려견 몽이에게
별미 통조림 간식을 제공한다.
-
‘휴.. 내가 졌다...
그래. 누군가 말했지-
체중조절을 하고 싶으면 자신의 음식을 나누라고’
‘정진아~ 피자 먹어’
몇 번이고 부엌에 둔 피자 박스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걸 지켜보며 불안해하느니 그래! 너 먹어라 먹어.
피자 먹으면서 곁눈질로 바라본 거울에서
피자를 바라보던 동생의 눈빛..
간절한 이에게 피자를 줬다.
(단! 내일 딸기우유 1+1 사면 그중 하나는 누나에게
줘야 한다는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한 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