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애 뒷 이야기
캐나다 워홀을 하며 롱디 1년 후
브라질 남자 친구 F와 떠난 여행에서
평소 앓던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이 얼굴을 비롯해
전신에 빨간 발진을 만들어냈다.
병원에 가도 호전도를 느끼지 못하고, 하루하루
빨간 반점은 늘어만 갔다.
무당벌레 또는 점박이 개구리가 된 기분이었다.
어떻게 버티고, 이 순간을 꿈꿔왔는데-
여행을 채 즐기기도 전에 크고 작은 잔병치레에
마음을 쓰며 함께하는 F에게 친절하지 못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나의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브라질 현지 병원에서 내 피부 상태에 대한 정보를 F가 통역해줬다.
나는 그 순간이 길고 힘들게만 느껴졌다.
한국 병원에서 듣던 얘기들을 이 친구가 다 듣는구나-
늘 피부염을 달고 사는 거,
심하면 대인기피증에 우울증, 자살하는 사람도 있는 피부염
완전 치유가 힘들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고,
유전까지도 가능하다고 늘 듣던 그런 이야기들
피부염이 전신에 번진 지 2주쯤이 지났을까
마침, F의 여행 자금도 떨어져 고민하던 중
집으로 먼저 돌아간다고 했다.
1년간의 캐나다 워홀. 그만큼의 긴 롱디 기간,
F를 다시 만나기 위해 간 브라질,
전신에 번진 피부염, 그는 곧 집으로 가고
타국에 혼자 남겨진 기분-
피부가 왜 그런지 물어보는 낯선 외국인들.
서럽고 무서웠다.
1월 중순에 한국에 돌아와 집에서 주로 지냈다.
겨울이라 긴바지, 긴팔을 입고 가리니 다행이었다.
사람들을 만나는 대신 혼자 지내는 시간을 많이 늘렸다.
운동하고, 책을 읽고, 주스를 만들며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고 있다.
어차피 사람 많은 곳을 잘 안 가니깐
이 순간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주차장에 있는 모닝을 보며, 장롱면허 8년 차를
면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아빠한테 운전을 배워
오늘 첫 운전을 했다.
언젠가 삶이 해답을 가져다줄 거라 하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려고 한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믿고, 이 순간을 이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