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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제 전용석 Apr 26. 2024

장자 - 들어가는 글


명상에 뜻을 둔 분이라면 반드시 한 번 쯤은 읽어보아야 할 텍스트로 노자와 장자를 꼽아야 할 것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은 그 글이 간결하고 분량이 적어 읽기는 쉬우나 적절한 해설 없이 초보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요. 어쨌든 분량이 적으니 직접적인 수행과 함께 읽고 또 읽어서 반복하다 보면 문득 저절로 깨우치는 부분들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혹시 초기불교에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제가 초기불교 관점에서 풀어 쓴 노자에 대한 글도 읽어보시면 좋겠고요.


노자에 반해 장자는 온갖 비유와 가상의 실존 인물들을(공자 같은) 들어가면서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대신 분량이 그리 적은 편은 아니죠. 장자는 친절하게 풀어쓰려고 했지만 고전은 고전인지라 소설처럼 재미있게 술술 읽어지는 글은 아닙니다.


게다가 문제는!

장자의 본문글에 대한 해석이 역자마다 차이가 많이 나고 그 해설 또한 어찌 그리 사변적인지요! (사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자 스타일의 글들을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너무 생각 안에서 돌기 때문이죠)

그래서 직접 펜(보다는 키보드)을 들어보았습니다. 게다가 초기불교 관점으로 바라본 장자 (전에 남겼던 초기불교 관점으로 본 노자와 마찬가지로) 에 대한 글을 쓴 경우는 없었기에 더더욱 힘을 낼 수 있었네요.


장자 본문의 텍스트는 오강남 교수의 것을 인용했습니다.

장자에 대한 책을 여러 권 보았는데 해석에 있어서 이 분의 글이 가장 적절하게 와닿았고 무엇보다도 머릿말에 쓴 장자 소개가 너무 마음에 들어 아래에도 남겨놓으니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장자에 대해서는 '나비' 의 비유가 아주 유명하지요.

며칠 전 저희 집 베란다에서 유충으로 겨울을 난 후 탈피하여 호랑나비가 된 녀석의 사진을 함께 첨부해봅니다.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


* 향후 본문 내용에 대하여 별도의 탈고 작업은 행하지 않고 바로 올릴 예정입니다. 여건이 되면 탈고를 거칠 날이 올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읽는데 조금은 껄끄러운 면이 있더라도 미리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_()_


- 明濟 전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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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오강남 저, <장자>서문 중 발췌 -


캐나다에 와 살면서 얼큰한 김치찌개를 먹을 때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보지 못하고 한평생을 마치는 이곳 서양 사람들은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처음 『장자(莊子)』를 접한 이후, 그리고 지금껏 이곳 캐나다 대학생들과 『장자』를 읽을 때마다, 이렇게 신나는 책을 읽어 보지 못하고 일생을 마치는 사람은 김치찌개의 맛을 모르고 한평생을 마치는 사람보다 훨씬 더 불쌍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김치찌개가 제게 가장 맛있는 음식이듯이 한마디로 『장자』는 저에게 가장 신나는 책입니다. 이것이 제게는 더할 수 없이 행복한 ‘운명적 해후’인 듯합니다.


사실 『장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저만이 아닙니다. 중국의 당(唐)나라 현종(玄宗)은 장자를 좋아해서 ‘남화진인(南華眞人)’이라 칭하고, 『장자』를 『남화진경(南華眞經)』이라 고쳐 부를 정도였습니다. 이런 역사적 사례는 말할 것도 없고 요즘 사람 중에서, 중국 고전 번역가로 유명한 웨일리(Arthur Waley)는 『장자』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심오하고 가장 재미있는 책’이라고 서슴없이 말했습니다. 선불교(禪佛敎)를 서양에 소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일본의 스즈키 다이세츠(鈴木大拙)도 장자가 중국 철학자 중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 했습니다. 20세기 미국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로 알려진 토머스 머튼(Thomas Merton)도 "나는 장자가 장자이기에 그저 좋아한다”고 하고 장자를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자면 한이 없습니다. 몇 사람만 더 예로 듭니다.


중국 사상사의 대가로 꼽히는 크릴(Herrlee G. Creel)은 “이 세상에서 지성이 뛰어나게 예리한 사람들이 여러 언어로 많은 철학서를 지었는데 그 중에서 『장자』가 가장 휼륭하다” 했습니다. 세계적인 유대인 철학자 부버(Martin Buber)도 『장자』를 좋아하여 영어 번역서들을 기초로 해서 그 일부를 독일어로 번역했고, 독일 실존주의 철학의 거장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부버의 번역을 통해 장자를 몹시 좋아하였습니다(Parkes, 105). 노벨 문학상을 받은 헤세(Hermann Hesse)도 『장자』를 읽고, “내가 아는 모든 중국 사상 서적 중에서 가장 명료하고 매력 있는 책”이라 했습니다(Herman, 241). 하버드 대학교 세계 종교연구소 소장을 지낸 캐나다 종교학자 월프레드 캔트월 스미스 (Wilfred Cantwell Smith) 교수도 장자를 가리켜 자기의 가장 훌륭한 친구라고 했습니다. 그야말로 이 모든 사람이 장자를 향해 다 함께 “어찌 좋은 친군지!”를 합창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은 이런 사람들의 말을 빌릴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장자』의 어느 부분을 펴서 조금이라도 읽어 보면, 이 책이 기발한 상상력, 박력 있는 표현, 자유분방한 해학과 풍자와 상징을 통해 우리에게 우주와 인생의 깊은 뜻을 일깨워 주는 책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얼마 전에 출판사 현암사를 통해 노자(老子)의 『도덕경』 풀이를 써서 펴낸 적이 있는데, 내친걸음에 『장자』에 대해 무엇이고 쓰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동안의 강의록이나 교과서를 정리하여 『장자』에 대한 연구서나 해설서를 쓸까 하다가 현암사와 의논한 결과, 먼저 펴낸 『도덕경』 풀이와 형식, 모양, 길이가 거의 같은 책을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후 일단 『장자』에 손을 대고 얼마 동안은, 먹는 둥 마는 둥, 자는 둥 마는 둥, 일주일 여섯 시간 강의하는 최소한의 시간을 제외하고는 장자에서 헤어나질 못했습니다. 꿈을 꾸면서도,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면서도 그야말로 ‘앉으나 서나’ 장자 생각뿐. 정말 신들린 듯했습니다. 여기 나온 기본적인 것들은 그야말로 불철주야 이렇게 신들린 상태에서 한 작업의 결과인 셈입니다. 머튼이 자신의 『장자의 길』 서문에서 “나는 이 책을 쓰면서 내가 기억하는 어느 다른 책을 쓸 때보다 더 큰 기쁨을 맛보았다”고 한 말이나 김달진 선생님이 번역한 『장자』 서문에서 “걷잡을 수 없는 번역 의욕과 충동에 휘몰려 붓을 들었다”고 한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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