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일어나는 많은 일들은 갑작스레 진행되는 편이다. 쉽게 말해 즉흥적이다. 이번 일도 처음 이야기가 나온 게 4월 12일이었으니, 보름도 안 됐다.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네이버 창을 열고 검색부터 시작했다. 원하는 장소에 알맞은 물건이 나왔는지 찾아봤다. 30분 정도를 보고 몇 개를 추린 후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중 가장 관심 가는 곳에 전화를 걸었다. 이것저것 상담을 받고 다른 물건도 알게 됐다. 그렇게 두 군데에 전화를 하고 둘 다 시간이 가능한 5일 후로 약속을 잡았다. 관심 있어하던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가기를 청했다.
주말 동안 두 군데 중 한 군데만 방문하기로 하고 4월 17일 지인 세명과 함께 움직였다. 네이버로 보고 유선으로 듣기만 하던 것과는 다르게 실물을 보니 명확해진다. 게다가 딱 내가 원하던 물건이었다. 세상에, 이건 내 거다. 하루의 고민 후 전화를 걸어 진행하고 싶다고 하니 물건을 취소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고민을 하다 2안을 찾았다. 그리고 이틀 후 4월 20일 즉흥적으로 찾아갔다. 이 물건 역시 실제로 보고 나니 마음에 든다. 게다가 동생이 같이 방문해서 확인하고, 함께 하기로 하자 힘이 난다. 즉흥적이고 덜렁대는 나에게 없는 꼼꼼함과 신중함을 갖춘 동생은 내가 보지 못한 많은 부분을 본다. 그 물건으로 결정하고 월요일 연락을 기다리는데 금액이 올랐다. 두 번째도 이렇게 어그러진다.
마지막으로 3안으로 진행을 하기로 하고 성사 여부를 기다리며 4월 24일 아침을 시작했다. 내 생일 선물로 일이 성사되길 바라며 동생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오늘까지 짧지만 길었던 정신없는 12일간의 여정이었다. 어떻게 진행될지는 이제 내 손을 떠났다. 이번에도 안된다면 이 일은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접어야겠다. 결국 돌아보니 모든 일은 나에게 제일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더라. 그러니 더 이상 억지로 애쓰지 말자. 마지막으로성호를 그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