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nousandmind 마음번역
어릴 적 살던 단독주택의 마당은 우리들의 놀이터이자 어른들의 사랑방이었다. 봄에는 병아리를 따라다녔고, 여름에는 고무다라이에서 수영을 했고, 가을에는 김장을 했고, 겨울에는 눈사람을 굴렸다. 매 순간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딱, 하루만 빼고.
1984년 빠마하던 날
우리 집 마당을 사용하는 여자 11명의 머리를 하기 위해 미장원 아줌마를 초빙했다. 정확히는 유치원에서 이를 옮아온 우리 집 딸 세명의 머리에 사는 못된 놈을 박멸하고자 함이었다. 미장원 아줌마는 참빗과 하양, 검정, 빨강만 있는 얇은 재질의 달력을 들고 오셔서 우리 셋을 그 앞에 앉히셨다. 어른들은 차례를 기다리며 우리를 빗질하다가, 머리에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온 어른에게 무시무시한 참빗을 넘겨주고 머리를 하러 갔다. 하얀 달력에 이가 떨어질 때마다 ai처럼 '아이고 이거 봐라'며 투둑 소리와 함께 압사된 손톱 위의 이를 보여주셨다. 진정한 품앗이 현장이 아닐 수 없다.
수백 번의 빗질 끝에 쓸려 나오는 이가 없어지면 드디어 미장원 아줌마 앞으로 끌려간다. 싹둑싹둑 머리가 잘리고 잭슨빠마가 시작된다. 큰언니라고 맨날 제일 먼저다.
어찌나 머리를 쫙쫙 잡아당기며 마시는지 고개가 꺾일 때마다 "야야, 힘줘라", "밥도 못 먹었니?", "빨리 끝내자. 뒤에 동생들 있다" 시장통도 이런 시장통이 없다. 둘째까지 이 꼴을 당하고 나니 대문 앞 쓰레기통 옆에 숨은 막내가 고집을 부린다. 결국 해가 지고 고집에 져서 막내만 살아남았다.
왜 모든 매는 첫째부터 맞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