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노래

또 하나의 이별

by 여목 임재광

"000 아내입니다. 남편이 어제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눈물도 나지 않고 앞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친구 폰으로 톡이 왔다. 잠시 정신을 잃을 뻔했다. 엊그제도 만나서 커피 마시며 수다 떨고 주말에 함께 출사 나가기로 했다. 밥은 자기가 산다고 했는데...

그분은 한의사로 가까운 지인이다. 건장한 체구에 법 없이도 살 만한 선한 친구였다.

순서 없는 이별 앞에 짧은 인생이라며 비우고 행복하게 살자 한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인생살이가 아니지 않은가? 삶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은 짧지만 슬프고 아픈 시간은 길고 깊다. 그러나 세상은 어제처럼 변함없이 내일이 오고 나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열심히 내일을 살 것이다.

만감이 교차하며 작별 인사하고 돌아오는 낯선 길에

앞서 걸어가는 낮 익은 사내의 등판 위로 눈 비가 흩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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