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절도
※공소기간 만료※
2년 전 한국산 거봉 포도 묘목을 어렵게 구해 볕 잘 드는 텃밭 언덕에 심었다. 밑거름에 영양제도 주고 정성을 다했지만 가지 순 치기를 잘못했는지 올해 처음으로 포도 2 송이가 매달렸다. 하나는 기형으로 자라고 다른 하나는 건강하다.
철없던 중학생 시절,
포도 밭을 지키라는 할아버지의 지엄한 명을 받고 원두막에서 자며 포도 밭 보초를 섰다. 포도가 터질 듯이 까맣게 익었을 무렵, 나는 친구들과 함께 한 밤 중에 우리 포도 밭의 포도서리(절도?)를 했다. 다음 날 학교 점심 시간에 반 여자 애들과 함께 포도를 쌓아 놓고 파티를 했다. 물론 전 날 밤 포도 서리 무용담도 빼놓지 않았다.
정숙이, 명자, 영순이, 상숙이... 포도 밭 집 손자가 주범으로 서리한 포도로 파티를 하며 깔깔거리면서 즐거워하던 그 여자 애들도 할머니가 되어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더 늦기 전에 추억 한 보따리 싸 들고 그 여자 애들과 철 없이 즐겁기만 했던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