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백과사전
소노아야코 - 약간의 거리를 둔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라는 책으로 작가 소노아야코를 처음 알게 되었다
처음 이 책을 읽기로 마음 먹었을 때,
이 책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책 크기, 예쁜 일러스트의 표지, 에세이라는 장르만 보고
출판가의 유행에 따라 잠시 나온 책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이제 나에게는 곁에두고
어려움이 있을 때 마다 찾아보게 되는 '성서'가 되었다.
불행에 직면하는 마음의 자세
우리가 각자가 느끼는 어떤 고통에 직면했을 때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생각은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겼을까" 하는 의문과 원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느끼는 불행은 우리의 의지로만 상황을 변화시키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 때 우리는 이런 위로를 받는다
"고통이 성장을 가져온다"고.
그러나 실제로 고통에 직면했을 때
이런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소노아야코는 이 책에서
이런 흔한 위로를 한다.
"얄궂게도 피하고 싶은 고통이 나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바탕이 된다.
그러나 이어지는 작가의 말은
흔하지 않다.
행복만이 우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불행도 우리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재료다.
이 글을 읽었을 때 나의 자만심을 반성했다.
왜 나에게 항상 행복한 날들만 있을 것이라고
아무도 그런 말을 해주지 않았는데
기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내 삶이 내가 바라는 대로의 행복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지 않는 것들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것들로 인해
예상치 못한 행운에 이르기도 한다는 사실은
직면한 고통과 슬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주었다.
이 글을 읽고 난 이후부터
불행에도 의연한 사람이 되었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시간도
나의 삶의 일부라고 생각해서 소중히 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불행이 소중한 일상이 되었을 때
불행은 어느새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나는 언제 성공할 수 있을까
어린 시절 우리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사람이고,
대기만성형사람이라서 언젠가는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말을 어른들로부터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 30살이 다되어가는데, 40살이 다되었는데
아직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한다
'아 나는 성공할 수 없나보다'라고 생각하고 체념한다.
소노아야코는 이렇게 말한다.
"상황이 이렇더라도 인내하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나름의 성공을 거둔다. 돈은 행복의 전부가 아니다. 돈이 많다고 해서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여기서 돈이 인생에 전부가 아니라는 말 보다는
'나름의 성공'
'돈이 많다고 해서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싶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공은
일에서 큰 성취를 이루어 부자가 되는 것이지만
'나름의 성공'한 인생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면
우리도 나름의 성공을 이루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원하는 직장에 취직하여
원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평화롭게 살고있다면
어떤 분야에서든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말이 마치 성공을 하지 못한 사람에 대한
위로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객관적인 지표로 보더라도
남들보다 큰 성취를 이루어 성공하는 사람들의 수는 극히 적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성공한 순간의 삶만을 지켜보지만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돌이켜보면 성공의 순간은 찰나이고
그 사람이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고통을 받았던 순간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니 인생 전체를 생각하면
매일매일을 '이정도면 괜찮다'의 수준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스스로를 성공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걱정없이 하고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사소한 일만으로도
우리는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희생과 위험과 인생의 재미
인생의 재미는 이를 위해 지불한 희생과 위험에 정확히 비례한다.
모험을 택하지 않고서는 사는 재미도 보장 받을 수 없다.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면
"뭐 재미있는거 없어?"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요즘 이런이런 것들을 하는데 재미있다"고 하면서
같이 할 것을 권유한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에이~ 그거 배워서 어디 쓸려고 그래", "나는 바빠서"인 경우가 많다.
바빠서, 필요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계속 지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싶다.
소노아야코도 인생의 재미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인생의 재미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투자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익숙한 것 보다 새로운 것을 언제나 찾아다니는 모험을 즐길 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유난히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사람들을 돌아보면
그 말이 옳은 경우가 많다.
그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또한 시간적으로 고생과 위험 부담을 즐겁게 감당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새로움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즐거움을 만나기도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없고 고생스러운 경우는 없다
팀원들과 어떤 프로젝트를 한다고 할 때,
그 과정은 고되지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순간에는
어느곳에서도 얻을 수 없는 희열과 성취감이 있다.
이런게 인생의 정직함이라고 작가가 말했다.
인생은 정말로 정직하다.
사람들을 대할 때 이런 마음을 갖자
소노아야코가 말하는 '인맥'의 의미를 보고 많은 깨달음을 얻는다.
자기계발 책에서 반복해서 인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우리는 살아가면서 '아는 사람'을 한 사람이라도 늘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을 하고,
같은 사람을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반가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노력해서 아는 사람을 많이 만들었는데
막상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그들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 것을 보고
'사람은 믿을 것이 못된다'고 하면서
사람자체에 실망하거나 한 개인을 원망하게 된다.
그러나
인맥이라는 것은 인맥을 이용하지 않았을 때 만들어지는 특성이 있다.
특히 사람의 관계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침묵으로 지켜냈을 때
친밀한 관계에 신뢰가 더해진다.
소노아야코의 이런 인맥의 정의를 보면
우리가 '아는 사람'을 늘이기 위해 하는 노력들이
가끔은 그 중에서 진짜 친구를 만날 수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불필요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인맥을 만드려는 의도를 가지고 사람을 만나는 순간
인맥은 저 멀리 도망간다
그리고 소노아야코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인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떤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에게 인내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쉬운말 같아보이지만
일상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말이다.
"상대를 소중히 생각한다면 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견딘다.
절대로 버리지 않는다.
인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간을 받들어주는 힘이다."
소노아야코가 말하는 행복
지금까지 여러 책을 통해 행복에 대해 이야기했고,
소노아야코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려고 한다.
소노아야코는,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을 보내고 있다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행복하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한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을 보내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매력을 잃지 말라고 한다.
"사람을 자기 다울 때 존엄하게 빛난다.
자기가 아닌 다른 누군가, 혹은 다른 무언인가를 흉내내고 비슷해지려고 시도하는 순간
타고난 광채를 상실한다. "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매력적인 사람은
그냥 유쾌하고 즐겁고 행복해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그에게 주어진 인생의 무거움을 받아들이고 수용했다는 너그러움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만족, 자기다움이 행복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만족과 자기다움이 행복이라면
우리는 작은 노력으로 행복에 다가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