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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유경변호사 Jan 28. 2019

일하고 살아가는 마음

제현주 - 일하는 마음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서 또는 타인을 위해서 일을 한다. 

그래서 개인의 일상과 개인 그 자체는 그 사람이 하는 '직업과 일'로 대표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을 하기 싫은 날들이 있다

왠지 일로 인해서 '내'가 소진된다고 느끼게 되는 날들 때문이다.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살아가야 하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제현주 - 일하는 마음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우리는 모두 우리가 선택한 일을 하며 살아간다.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일일 수도 있고, 

하기 싫었지만 하게 된 일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선택에 의해 어떤 일을 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그 중에 섞여 있는 하기 싫은 일 때문에 괴로울 수 있고, 

하기 싫은 일을 매일 하고 있는 사람은 출근만으로도 괴로움을 느끼는 날들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왜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조금 덜 괴로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근을 할 때 괴로운 마음은

많은 경우 '남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생각', '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일을 하는 이유를 가진 사람은

그런 고뇌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즐거운 마음으로 일터로 가려면 

왜 일하는지 생각하자. 


내가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누구와 왜'그 일을 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하는 일은 바로 '누구와 왜'를 납득하여 선택한 일이고, 그러니까 필요하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조금쯤 과장 섞인 마음을 품는 것이지요.  - 일하는 마음 中





일을 대하는 마음



우리는 일을 하면서 어떤 성장을 원한다. 

지금은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나중에는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있겠지

또는 막연하게 나중에는 이 일을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현재의 막막함을 이겨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행복하게 일을 하기 위해서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일을 통해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새로운 일이 작가에게 두렵지 않은 일이 되고 나중에는 잘 할 수 있는 일이 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 유능함은 어떤 의미에서 '일에서의 자유로움'을 의미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저는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건 더 큰 성공을 바라는 마음과는 좀 다른데, 두려운 상황이 점점 줄어들고, 어떤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편안하게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는 '아직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지 못하는 일'에 몸을 던지길 좋아하고, 그 일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되어 또 한 뼘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을 좋아합니다. - 일하는 마음 中


예기치 못하는 상황이 닥쳐도 잘 대처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자유로움. 그것은 나의 존재를 보호할 능력이 내게 있다는 단단한 감각이다. - 일하는 마음 中


이렇게 일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을 구체화하면

일은 더 이상 우리에게 '해야 하는 것' 또는 '하기 싫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일에서의 성장에 관하여, 

성장이 과정에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일 뿐

각 과정을 잘 수행하는 것을 중심으로 일할 때 오히려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성장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면서 애를 쓰면 

우리는 일의 목표를 완수하려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는 우리'자신에게는 소홀해지는데,

잘 수행된 과정을 목표로 하면 오히려 

성장은 과정에 뒤따라 온다는 것이다.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은 어쩌면 '애쓰기'로 인도하는, 잘못 끼운 첫 단추인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와는 분명히 다른 질문이다. 핵심은 '나'의 '성장'이 아니라 내 눈앞의 과업과 그것을 해내는 방법에 집중하는 것이다. 


성장은 과정을 경유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결과이고, 잘 수행된 과정은 세상이 성공이라고 정의하는 결과를 담보하지는 못해도 성장만은 가져다준다. 




그래서 작가는 일에 있어서 목표를 지향하는 마음을 조금은 버리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목표를 버리고 과정을 중심으로 일할 때

우리는 일을 하면서 좀 더 편안해질 수 있다. 

우리에게 불편함을 가져다주는 것이 

곧 우리를 힘에 부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일도 편안한 마음으로 해야한다. 

'할 수 있는 걸 하나씩 하는 수 밖에 없다'

약간은 체념한 듯한 마음의 태도가 일에서의 편안함을 줄 수 있다.


'할 수 있는 걸 하나씩 하는 수 밖에 없다'라고 생각할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빨리 최대한 잘하자는 마음이지만, 그 결심이 반드시 해내야겠다는 비장함 같은 것은 아니다. - 일하는 마음 中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이 악문태도냐, 좋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다고 해도 결과는 이미 주어진, 그리고 주어질 상태로 인해 정해져 있고 나는 그 과정을 최선을 다해 밟을 뿐이라는 태도냐. - 일하는 마음 中




마지막으로 자신의 일을 큰 그림 속에서 보라고 작가가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일을 큰 그림속에서 보기위해서

우리는 '일'과 '우리' 사이의 거리를 필요로 한다고 한다. 


자신의 일을 더 큰 그림 안에서 바라보려면, 그 일의 여러 층위와 의미를 다면적으로 이해하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리다. 일을 통해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일 자체를 보는 것. 나는 '자기'로부터 놓여나는 만큼 어른이 된다고 믿는다. 


우리는 처음 일을 할 때, 일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일에서의 질책을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책, 부정으로 받아들이고 괴로워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과 나를 떨어뜨려 놓는 순간

일은 일로서, 자신은 자신으로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우리는 일을 수단으로서 우리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일과 사람



우리는 일을 하면서 공과사를 명확히 구분하고

일터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이런 사람을 프로페셔널 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마음은 너무 비장하다. 우리는 이렇게 비장하게 일할 필요가 없다. 

 


대신 작가는 '일은 사람이 한다'는 대명제를 다시 생각하자고 말한다. 

이렇게 일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순간

우리는 자녀를 위해 일찍 퇴근하는 직장맘의 마음을, 

그리고 또 다른 동료의 마음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들에게 냉정하지 않은 내 마음은 동료들에게도 전해져

우리는 일로부터 소외받지 않을 수 있다.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되는 사람으로서 일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은 사람이 한다. 제각각의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 그리고 그런 제각각의 얼굴이 드러나도 좋은 곳에서 일하며 산다는 것은 일의 본질을 바꾸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는 일터에서 동료들을 이해하는 마음으로부터 

평소에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배울 수 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존재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서로의 존재로부터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달라도 이해할 수 있다. 관계의 밑바탕에 동질감이 있을 때보다 가치 판단 없는 지적 이해가 있을 때, 나는 훨씬 더 안정감을 느낀다. 


나는 시간을 들여 공부함으로써 당신을 이해한다. 




한편 직장에는 아직도 여성으로서의 차별이 존재한다. 

작가는 어떤 순간까지 차별을 겪어 보지 않았고, 그래서 차별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작가는 이런 생각에 이르렀다. 

작가와 함께 우리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내용이다.


내가 심각한 차별을 겪지 않았다면, 세상에 그런 차별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나마 차별이 적은 환경만을 선택해왔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좋은 것을 누렸고 그래서 불리한 게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여자라서 처음부터 소거해버린 선택지들이 있었고, 그게 바로 차별의 결과였다. 






앞으로 어떻게 일하며 살아갈까



지금까지 나는 지나치게 조심하면서 살아왔고, 이젠 그럴 필요가 없을 때가 되었다는, 이렇게 조심해서는 원하는 만큼 멀리 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일하는 마음 中
나쁜 것을 피하는 방법으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며, 지금 나는 이제까지 온 것보다 훨씬 멀리  나아가고 싶어 한다는 점을 받아들였다.- 일하는 마음 中
거침없이 말하고, 내 의견에 반대할 사람을 줄이기보다는 내 의견에 동의할 사람을 늘리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 일하는 마음 中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는, 내가 의식적으로 내리는 선택보다는 내가 어쩌지 못하는 행운과 불운, 그 행운과 불운을 대하는 나의 태도로 결정될 것이다. - 일하는 마음 中


작가는 위와 같은 생각으로 좀 더 능동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되었다. 

대신 작가는 '어쩐지 해야 할 것 같은 일'로 분류되는 공들을 과감히 버렸다.

그리고 작가는 '일을 하는 나'와 화해했다. 

일과 자아는 이제 갈등을 겪지 않는다. 



이런 작가의 일하는 마음을 통해 배운 점이 많다. 

일과 자신 사이의 거리를 지키고 능동적으로 일하려는 태도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 보다 일을 하고 있는 나와 그 순간, 마음을 더 소중히 하려는 마음가짐

이런 모습이 일을 하기 때문에 더 행복한 우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살아 있는 인간은 언제나 미래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선택을 할 힘이 있다. 이것만으로 좋으니 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 다른 모든 일이 잘 안 풀리더라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 끝까지 책임을 짐으로써 자신의 존엄을 지키는 것, 염치를 차리며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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