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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Spir e Dition X Mar 25. 2024

[e] 오늘이 지나면 내일일까 ?! ®

■ 아니. 오늘이다.


젊은이, 도대체 뭐로부터 그리 도망치는거야?


저도 같은 질문을 드릴 수 있어요. 전 이미 대답도 알고있고요.... 

세상으로 돌아가야만 해요. 저 작업장이 있는 외로운 집에서 나와서 길 위로 올라가세요. 

진짜로요. 론, 오래 사실거에요.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어요.  

인간 정신의 근본은 새로운 경험에서 나온다는 뜻이에요."

 

                                                                                          「 영화. 인투 더 와일드 중에서... 」





https// : 직장은 생활을 보장한다. 하지만 나는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com


그는 도망치려고 여행을 시작한 게 아니었다. 누군가는 그의 여행을 탈출과 한 몸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보여준 행동은 탈출을 머금은 채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의 극치였다. 그는 계속 이렇게 살 순 없었다. 떠나고 싶어서 떠난 것이 아니라 떠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영광스럽게 떠난 것이다. 그는 야생을 사랑해서 여행이 되기로 했다. 


누구나 넌더리 나는 굴레와 책임 그리고 고독으로부터 탈출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자유와 소속감은 인간이 가지는 공존의 감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간관계는 퇴보하고 4차 산업이 늘어갈수록 청년들의 사회 단절은 엿가락처럼 너무 쉽게 끊겨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출근하는 길에 뉴스를 보다 참혹한 슬픔을 목격했다. "고독사. 하면 과거에는 노인들의 이야기였지만 현재에는 청년들의 고독사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외로움이 가득 널부러진 그들의 방에서 느낀 감정은 안타까움 마음 뒤로 이어지는 위태로운 마음이었다. 


"날아가는 마음 억지로 당겨와. 억지로 산다." 드라마 아저씨의 나오는 대사처럼 사회생활이 더해질수록 죄책감만이 늘어가는 나의 일상이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동시대의 친구들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시인, 하상욱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고된 하루가 떠났다. 힘든 내일을 남긴 채"라는 게시물의 하트의 숫자는 오늘도 늘어만 간다. 


어느 날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 언저리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날부터였을까? 하루에 몇 번이고 울려 되는 이명 소리에 정신이 조금씩 갉아 먹혀가는 것만 같다. 나이가 들어서 지켜야 할 건, 동안이 아니라 동심이라고 하는데 직장 생활의 연차가 늘어가면서 미래로 나아가기보다 청춘의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어쩌면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마주하기 싫어. 차라리 외면했던 진실들이 이제야 수면 위로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낼 뿐이었을 것이다.


너무 오랫동안 나를 모른 체 살아서였을까? 점점 더 나라는 존재가 인지가 되지 않는다. 현재에 저당 잡힌 채 나를 소비할수록 나를 잃어가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게 두려워진다. 무엇보다 삶이 무서워지는 건 혼자 있기보다 둘이 있는 게 더 괴로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목적을 상실한 시스템의 고아가 되버렸다. 그래서 지속되는 일상에서는 아지랑이처럼 불안함이 피어오르고 반대편에 아무도 없는 시소에 올라탄 무게는 한쪽으로만 쏠려있다. 그랬다. 나의 일상은 거짓으로 잘 포장된 추악한 진실이었다. 


언제부터, 삶을 버리고 안정을 바삐 따라가는 일상이 된 걸까?

언제까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 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칠흑 같은 질문에 묻혀 살아야 하는 걸까?


오늘을 유지하기 위해, 오늘을 죽이는 이 짓거리를 언제까지 반복하며 살아야 할까? 


나의 일상에는 한 순간의 포근함도 전율도 없다. 

정직하게 불안은 하루하루 쌓여만 가고 억눌린 감정은 끝내 입 밖으로 새어 나온다. 


그래. 직장은 나를 행복하게 해 줄 순 없지만 불행하지 않게 해 준다. 

하지만 나는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삶을 유지하기 위해, 

죽는 일을 오늘한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일까 ?! 

아니.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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