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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일요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인 마냥 부드럽고 포근한 잠을 자고 있었다
불현듯, 갑자기 휴대폰이 울어대기 시작했다.
나는 행복한 이 시간을 놓칠 수가 없었다
그냥 모른체하기로 하고 현실 반대편으로 등을 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핸드폰은 끊임없이 울려데고 핸드폰 진동이 같이 자고 있던 침대를 깨어
나를 흔들어 일어나라고 재촉한다. 비몽사몽 한 채로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참 많이도 억울한 목소리가 느닷없이, 아무 설명도 없이 말했다.
"나와, 술 한잔하자 "
나도 아무 설명도 없이 말했다.
"꺼 져 "
전화기를 끊으려는 순간
한 음절 한 음절 겨우 목소리를 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 헤. 어. 졌. 다.
지금 이게 뭐지? 내가 꿈을 꾸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난 한동안 핸드폰을 들고 멍하니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누군가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야 난 현실로 돌아왔다
난 벌떡 일어났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한동안 우린 서로 아무 말도 못하다가
내가 먼저 "너 어딘데?! 그리로 갈게..."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놈이 있는 곳으로 가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좀 심하게 다툰 거겠지 생각했다
워낙, 이런 일들이 자주 있었으니까 그냥 기분이나 풀어주고 올 생각이었다
약속 장소에 거의 도착했을 때쯤 멀리서 그놈 뒷모습이 보였다
그놈의 뒷모습에서 오늘은 뭔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느껴졌다
난 일부러 그녀석의 뒤통수를 치며 아무렇지도 않게 혹은 무심하게 말했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인데... 미친xx야 "
그놈은 세상에서 가장 억울하고 비굴한 표정을 짓더니
"술이나 먹자" 말하고 혼자서 터벅터벅 앞으로 걸어갔다
그놈의 그 처량한 얼굴을 보고
난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술집에 도착해서 안주도 나오기 전에
한 마디 말도 없이 한잔.두잔.쉬지도 않고 술을 스트레이트로 마시더니
어느새 혼자 2병을 비우고 나서야 고개를 숙이고 마침내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난 아무 말도 못하고 지켜만 보고 있었다
아니 내가 그녀석에게 해줄 수 있는 "하나"를 하고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그저 함께 있어주는 것.
그것이 내가 녀석에게 해줄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녀석 정말 참 많이도 울었다
마치 나와 함께 지내온 세월동안 보았던 눈물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것만 같았다
그 순간 확실히 알았다
이별이었다....
평소에 두 사람을 가까이서 지켜봐 알기에
"괜찮아, 누구나 겪는 일이야" 라는 뻔한 위로의 말은 할 수 없었다
다만. 그래 울어. 실컷 울어. 더 마셔 XX. 소리도 지르고 화도 내고 네 맘대로 해도 돼
생각나면 나는 데로 내버려 둬. 뭐 술 취한 김에 전화해서 진상도 부리고. 뭐 어때 XX
테이블을 다 엎어버리던가 네 맘대로 해. 괜찮아 머 어때.
오늘은. 그래도 돼
오늘은, 그래도 돼
오늘은... 그래도 돼
내 말이 끝나자마자
그놈이 눈물을 훔치며 나에게 말했다
됐어. 인마. 내가 너냐. 이제 울 만큼 울었다
오늘은 충분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
결국...
자기 몸하나 가누지 못하는 놈을
집까지 데려다주고 집으로 가는 길에 내가 이별했을 때를 생각해봤다
그 순간마다 항상 내 곁에 이놈이 있었다.
그 순간마다 항상 그놈곁에 내가 있었듯이 말이다
지금 내 곁에 네가 있다는 건
너를 알게 된 그 순간부터 너에게 머물러
곁에 두고 아주 오랫동안 서로를 지켜줬다는 뜻이다
우린 아주 어릴 적 꼬맹이들이었을 때 만났다
처음 만날 그날부터 우린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 했고
너와 내가 보낸 시간은 나 홀로 있는 시간보다 너와 함께 있던
시간이 더 많아질 만큼 이 가혹하고 힘겨운 세상을 함께 버텨내왔다
그랬다
내가 살아온 날들에 아픔과 행복
그 시간 속에 항상 네가 함께 있었다
어느새부터
우린 친구라는 이름보다 형제라는 관계로 살아갔다
그리고 이제는 우리는 형제라는 관계에서
우리가 함께 해온 시간을 더해 서로를 가족이라고 말한다
우린 그만큼 오랫동안 긴 시간을 함께 해온 것이다
그래서, 우린 얼마나 멀리 가던지 항상 같은 곳으로 돌아간다
「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크 상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