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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 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스승은 제자가 가리키는 곳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웃으면서 말했다.
무릇 움직이는 건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
두 눈을 감으면...
필름처럼 네가 나를 스쳐 지나가고 이내 네가 내 앞에 머물고
옛 추억들에 기대면 난 더 이상 눈을 뜨지 않으려 애를 써
내 현실에서 비현실적이었던 "너" 하나
너라는 사람이 내 현실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던 그 수많은 시간들
너와 함께 있을 때마다 잠시 힘겨운 현실을 잊고 살아왔던 시간들
너라는 비현실 속에 잠시 편안히 머물렀던 "나"
살아가면서...
내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사랑받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너를 만나는 동안 꿈을 꾸는 거라고 생각했어
난 행복했어. 너무 달콤하기만 했어
이제는 시간이 되었어
깰 시간이 된 거 같아
추신.
미안해 하지 마
절대로 널 미워하지 않아
난 니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
세상에 "원망 "따위 하지 않았어
그래서 "행복" 따위도 바라지 않았었고
근데, 했어. 너랑...
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모두 우리로 기억할게
니가
그렇게
해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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