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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Spir e Dition X Mar 04. 2024

[e] 어제는 우리였고, 오늘은 끝없이 네가 내린다.®

■ 함께 보낸 날들은, 너무 행복해서 슬펐지.


https// : 벗어나려 할수록 가깝게 느껴지는 건 너의 품이었다. com  


그녀와 헤어지고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

장소가 어디든 상관이 없었다. 단지 그녀의 미소가 떠오를 때마다 영원히 머물고픈 고약한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여행은 떠나기 위한 결과가 아니라 다시 돌아오기 위한 과정이었고 너에게서 벗어나려 할수록 가깝게 느껴지는 건 너의 품이었다. 뿌리치지 못할 감정을 "그래 끝났어, 이제 다 잊어버리자" "그녀와 난 결국 이렇게 될 거였어"라며 이별의 핑계로 때우려 하는 건 사막에서 내리는 빚 줄기에서 도망치려 애쓰는 것처럼 소용없는 몸부림에 불구했다.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사막, 오르텅스 블루>


https// : 함께 보낸 날들은 너무 행복해서 슬펐지. com 


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 만큼만 사랑했고, 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항상 끝이 났다. 지난 사랑에 대한 충분한 반성 이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  지나간 사람에 대한, 다시 시작할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 


오르던 길에 미처 보지 못했던 풀꽃을 주저앉고 나서야 보게 되듯이 사랑에 주저앉고 나서야 이별에 직면하면서 진실한 거울 앞에 질문을 고찰한다. 나는 익숙함을 당연하다 여기지 않았던가? 마지막으로 꽃다발을 건네었던 게 언제였던가? 그녀가 건네는 마음을 얼마나 소중히 여겼던가? 함께 하는 순간 나의 시선은 온전히 그녀를 향했던가? 친구들의 약속을 지키려, 몇 번이나 그녀를 홀로 내버려 두었던가?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그녀의 전화를 몇 번이나 외면했던가?


우리에서 네가 보여준 사랑을 빼고 나니 내가 저지른 헛되고 헛되었던 못난 모습이 창에 비친다. 창 속에는 쓸모없는 걱정. 추악한 이기심. 어리석은 의심. 그것도 모자라 자격지심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어리석게도 그제서야, 창문 너머에서 그녀 홀로 무겁게 짊어졌던 고독한 밤이 눈에 밟혔다. 그리고 난 그걸 주워다가 간절히도 껴안았다. 그것이 내가 그녀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운명의 상대는 결국엔 마지막 사람이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운명의 상대로 남을 수 있는 건 스스로의 몫이다. 사랑을 시작하는 건 용기지만  지속하는 건 태도에 달렸다. 말로 하는 사람은 외면하기 쉬우나 행동으로 증명하는 사람은 거부하기 어렵다고 했다. 관계의 본질은 결과로써 달성된 것이 아니라 과정을 통해 신뢰 <믿음>을 이어나가는 것에 달렸다. 


당신이 좋아요. 정말 너무 많이요. 당신을 얻기 힘든 게 아니에요. 

당신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죠.   -Film. Set It Up-


https// : 너의 미소 한 번 더 보겠다며 시작한 어제였는데 오늘은 끝도 없이 네가 내린다. com


짙은 어둠 속 후회가 사그라지면서 진실의 태양이 떠오른다.

그녀라는 순간은 1초도 쉬지 않고 뛰는 심장처럼 그저 살아있음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녀와 함께한 순간은 일생에서 아름다움이 더해진 찬란한 혜택이다. 

아름다움을 들이킨 행복은 잊히지 않을 탄생처럼 가슴 깊이 내 안에 머물고 있다.


그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화창한 날씨에도 소나기가 내리듯이, 네가 내리는 날은 나를 잊지 않고 찾아온다. 


"어제는 우리였고, 오늘은 끝도 없네가 내린다." 


끝내, 나는 익사한다. 네가 내리는 빗속에서...

나는, 이것이 황홀한 죽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 PS... 오늘이 지나면 내일일까?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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