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에는
내 불행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어요
비오는 날 길바닥에 문어처럼 들어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낙엽같았죠.
(바닥에 붙어있던 낙엽이 나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천둥번개가 성난듯이 고함을 지르고
매서운 겨울 바람은
나를 이방인으로 바라보는 타인의 눈초리 처럼
매서웠고 싸나웠죠. [멈추지 않아도]
빛이 매마른 나의 공간에서도 도망가는 법이 없었죠.
가장 깜깜한 순간은 가장 빛나기 전이라는 헛소리를 하면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랬어요.
내곁에. 함께. 머물러줬죠.
나는 혼자였지만
그는 혼자가 아니었어요
그는 가족이 있었어요
근데 자기가 혼자라고 우겼어요
그러니. 혼자끼리는 같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죠.
그렇게 막 우기고는 내 옆에서
거드름을 피우면서 팔짱을 끼고 꼼짝.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뻔뻔함의 극치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어서 그리 난리였어요 )
난 나를 몰라요. (나에 대해서)
하지만 그는 알아요. (어쩌면 그녀석이 나보다 나를 더 잘알겠죠)
난 살면서 [이런]
일방적인 헌신. 신뢰는 처음 받아왔어요
언제든 연락해줬고
무슨일이 생기면 언제든 달려와줬죠.
무엇보다. 내 곁에 있어줬어요.
그것도 아무말도 없이. 아무것도 묻지 않은체로요
그런 온기는 처음느껴봤어요.
내 곁에 머물고
한 쉬도 떠나가지 않는 사람.
그녀석은 [친구는]
나에게 그런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