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불편러의 소심한 일상
음식을 먹고나서 휴지로 식탁 등을 슥슥 닦고 버리다가 나무에게 문뜩 미안해졌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자연을 생각해서 휴지보다는 행주를 쓰기로 했다.
행주는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닌 만큼 깨끗하게 닦아야 하고, 냄새가 나고 세균이 살지 않으려면 잘 빨아써야 한다. 그만큼 세제와 물을 사용하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나무를 생각해서 휴지를 안 쓰려고 한거였는데 행주를 빠느라 물과 세제를 많이 쓰는 것 같아 좀 찝찝했다. 과연, 어떤 것이 더 자연을 생각하는 것일지 헷갈리기도 했다.
아무래도 내가 어떤 삶을 살지 결정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일단, 재생휴지와 친환경세제를 만들어 놓으면 뭘 하든 양심에 덜 찔리지 않을까 생각이 됐다.
+) Plus,
캐나다의 에코하우스를 지은 분이 이렇게 말한 게 생각났다. "개인이 스스로 아무리 노력을 해도 현 시점에서는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 훼손이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건축 자체에 조금만 신경쓰고 노력하면 이전과 다르지 않게 살면서도 자연을 보호하고 비용을 아낄 수 있어요." 결국 시스템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DTP 디자이너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박별라 입니다.
일상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아이러니와 불편사항을 그림으로 남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