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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가지 Oct 20. 2024

내가 나를 알아야 하는 이유

무색무취의 나

"나를 알기 위한 첫걸음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직장인들이 일을 할 때도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기획을 한다면 어떤 이유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끌 수 있을까? 왜 사람들에게 이런 서비스나 제품이 필요할까? 이유와 필요성에 의해 일의 방향을 정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왜 이 행동을 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아야 마음과 몸이 움직이고, 동기가 생기고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왜 나는 자신을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을까? 

지금 이대로 살면 안 될까?

라는 질문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내가 나를 모르지만 왠지 알아야 할 것 같아. 막연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고 줏대 있는 사람을 보면 "와, 저 사람 멋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생각을 하게 되면서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나는 정말 줏대 없이 갈대처럼 흔들리는 사람이구나.'

'결정장애, 선택장애인 내가 쉽게 결정을 못하고 외부의 영향을 쉽게 받는건 내 주관이 없어서 그렇구나'

지금 하는 일이 나에게 맞을까도 몇 년째 고민하면서 답은 내리지 못하는 이유도 

내가 이 직업에 만족하는지, 잘하는 것과 일치하는지, 앞으로도 좋아할 수 있는 일인지 

어느 하나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생각까지도 하게 되었습니다.


일과 직업뿐 아니라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나를 먼저 알아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구나 생각을 하게 된 상황도 종종 있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들과 20년 가까이 함께 지내오면서 저는 항상 수긍만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 뭐 먹을까?"

"네가 먹고 싶은 거 먹자"

"우리 몇 시에 만날까"

"너 편한 시간이 언제야?"

"이 날 어디서 보자"

"일이 몇 시에 끝날지 모르니 끝나는 대로 갈게. 먼저 만나있어"

"우리 여행 이번엔 여기로 가는 게 어때"

"너네 하고 싶은 데로 해"


항상 이런 식의 대화가 이어갔습니다. 저는 처음에 배려라고 생각했던 대답들이었는데 오히려 친구들은 불편하고 짜증 나기도 한답니다. 처음엔 너무 서글펐어요. 

저는 친구들을 생각한답시고 친구들 편한 시간에 먹고 싶은 음식으로 갈 수 있으면 갈게. 식의 애매 모호한 대답으로 대답했고 나보다는 친구들을 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당연했고 친구들 만나는 시간에 내가 괜히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닐까? 나 때문에 못 만나는 거보다 늦게라도 가야지하며 나보다 친구들을 우선으로 생각했죠.

하지만 친구들의 답변은 안되면 안 된다고 명확하게 이야기를 해주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줘야 반영을 하거나 의견 조율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문득 '내가 이들을 위한다고 생각하여했던 행동들이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고, 

왜 그럼 난 이런 약속시간도 장소조차도 정하지 못하지? 

생각을 하다 보니 내 생각보다 친구들 생각을 더 우선시하고 있었구나. 

내가 나를 잘 모르기 때문에 점점 무색무취의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구나.

나의 취향도 생각도 전혀 없는 그냥 사는 대로 흘러가는 데로 엉겁결에 친구들 따라서가 되어가고 있었어요.


요즘 아이들을 보면 자기 주관이 매우 뚜렷하고, 개인주의인 모습들이 많이 보이는데 MZ세대들이라고 함께 일하기 힘들다며 이해 못 하는 시선들도 많이 보입니다. 너무 극단의 개인주의의 사람들과는 함께 하기 힘들지만 오히려 자신의 개성이 묻어나고,  자신만의 길을 당당히 가고 있는 모습들이 멋져 보입니다.

나만의 색을 갖고 싶다.

나의 취향을 모으고 싶다.

항상 남의 의견 뒤에 숨는 게 아니라 나의 주관을 갖고 행동하고 싶다.

결국 나를 알아야겠구나.


단순한 이유에서부터 출발하여 결국엔 인생에 걸쳐 나라는 사람을 다방면으로 들여다보는 게 필요함을 느낍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결국엔 하나로 나를 알아야겠구나로 연결이 되더라고요. 정리해 보자면,


내가 나를 알아야 하는 이유

삶의 방향성과 선택을 위하여

하루아침에 다 나를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을 알지 못하면, 삶에서 크고 작은 일을 선택할 때 어떤 가치관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선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습니다. 직업 선택, 인간관계, 배우자 선택 등 점심메뉴 하나 선택을 못하는데 큰 일을 결정할 수 있을까요?


내면의 안정감과 평화를 찾기 위하여

자신에 대한 이해는 선택에 대한 후회가 없으니 안도감을 주고 자존감이 높아집니다. 외부의 평가나 상황에 흔들리기 쉽다면 자신의 생각이 희미해지고 결국 나라는 사람조차 희미해집니다. 이는 자존감과 연결되고 쉽게 무기력해지고 자신을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내면에 혼란과 갈등 속에서 나를 안다면 불안은 줄어들 것입니다.


성장의 기반을 다지기 위하여

자신을 더 잘 알게 된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어떤 부분을 더 발전시키고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할지, 어느 부분의 성장이 기대가 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을 모른다면 성장의 방향도 멈추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하여

자신에게 맞는 삶을 살 때 행복을 느낍니다. 나를 모른다면,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춘 삶을 살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허무함과 공허함이 찾아옵니다. 작게나마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추구한다면 더 깊은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를 개선하기 위하여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한다면 타인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해와 갈등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습니다. 건강한 의사소통으로 관계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자신을 알고 싶다는 생각의 계기는 사람마다 다 다르고 중요함도 다르겠지만, 자신과 만나는 과정 자체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나를 알아가는 작은 노력들이 쌓여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겠죠.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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