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마냥 웃어넘긴 밤

- 호주 골드코스트 여행 -

by 임선영
@Goldcoast, Australia


골드코스트를 향해 떠나기로 작정하고 친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캠핑 의자에 앉았다. 시티에서 앉아있기로는 이곳이 제일 편하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캠핑의자를 한껏 뒤로 넘겨두고 기대어 앉아있었던 시간. 울컥울컥 하더니 맑은 하늘 잠깐 나타난다.


시간을 벌기 위한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골드코스트. 이름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다르게 해운대를 뛰어넘는 고층건물과 반짝이는 불빛. 거하게 술에 흔들리는 사람들 사이로 차를 주차해놓고 바다를 걸었다.


나뭇잎 발을 가진 갈매기들의 발자국이 잔뜩 찍혀있는 아픈 곳 하나 없는 고운 모래사장. 발가락 사이로 고운 모래가 빠져나가는 느낌을 느끼다 보면 거하게 다가오는 파도조차도 낮은 자세로 다가온다. 지형에 맞게 길고 낮게.


맥주 한 병씩 들고서 평상에 누워 가져온 별 전구로 반짝반짝 놀러 온 분위기를 즐겼다. 노상도 안되고 그렇다고 맥주만 마셔도 안된다는 호주의 이상한 법을 비웃으며 모든 걸 마냥 웃어넘긴 밤. 그리고 로드트립의 시작은 차 안에서 모든 걸 펼쳐두고 잠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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