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브리즈번 여행 -
@Brisbane, Australia
갑자기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떠나기 전까지 친구와 뭐든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친구는 고맙게도 출근 시간을 뒤로 미루고 시티에서 브런치를 함께했다. 브리즈번 시티 한가운데 있어서 만남의 장소인 곳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같이 즐긴 브런치.
친구를 보내고 아지트가 되어버린 우체국 광장 캠핑의자로 향했다. 비행기표를 구하려고 노트북을 꺼내고 앉아있기를 10분, 상상을 초월하는 햇빛을 받고 노트북이 잔뜩 화가 나버렸다. 어르고 달래다가 짐을 챙겨 시원한 쇼핑센터로 이동했다.
브리즈번에서 한국으로 바로 가는 것보다 저렴하게 찾은 루트는 인도네시아 발리를 거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 물론 쿠알라룸푸르에서 태국 방콕까지 육로로 이동해서 방콕에 들렀다 한국으로 들어가는 것도 저렴하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일단은 발리까지 가는 비행기만 끊어두었다.
새벽 여섯 시에 브리즈번을 떠나 멜버른으로 간 뒤, 멜버른에서 발리로 이동하는 루트. 젯스타항공과 에어아시아를 따로 구해놓고 생각해보니 멜버른까지는 국내선이지만 멜버른에서 발리까지는 국제선이라 공항 이동 시간이 걸린다. 발리로 가는 다음 비행기를 놓쳐버리면 어쩌지.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재빨리 잊어버리는 게 제일 쉬운 방법이니 머릿속에서 지웠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
슈퍼에 들려 사과랑 과자를 사들고 보타닉 가든으로 향했다. 정신없는 와이파이 안에서 지내다가 풀숲으로 들어오니 편안하다. 걱정거리가 사라지고 자연의 모습만 남은, 아무것도 연결되지 않은 지금이 좋다. 큰 나무 그늘 아래 앉으니 바람이 선선해서 딱.
시간은 정신없이 흐르고 기회는 새롭게 찾아온다. 신기할 정도로 예상치 못한 기회는 무수히 많았고 찾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지루한 말을 고개를 끄덕여가며 실감하는 여행이다.
'필요한 건 그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필요한 것이라고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다'
- 햇살의 철학
'사람들은 왜 항상 자신들이 가질 수 없는 것에만 열중하는 것일까. 왜 사람들은 구하기만 하면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것들 -시골 밤하늘의 아름다운 풍경, 꽃들의 색깔, 눈송이의 신비함,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의 행렬들- 을 즐기려 하지 않는 것일까? 우리는 왜 이미 갖고 있는 이 풍요로움에 대해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