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브리즈번 여행 -
@Brisbane, Australia
브리즈번을 떠나는 마지막 날, 그동안 함께 지나쳤지만 함께 즐기지 못했던 것을 즐기기로 했다. 며칠 전 일상처럼 빨래를 뜨거운 햇볕에 부탁하고 시티로 나와서 함께 타려고 아껴둔 시티캣(수상버스)을 탔다.
시티캣은 움직일 때마다 화창한 햇살과 기분 좋은 바람을 선사한다. 사우스뱅크까지 가는 동안 잠깐 타려고 했는데 내리기가 아쉬워서 리버사이드까지 갔다. 리버사이드에서 꽤나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한 리버 바. 그곳도 함께 오자며 아껴둔 곳이었다.
천막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곳 캠핑의자에 앉아 커피를 시켜놓고 하염없는 수다 시간을 가졌다. 역시 가만히 앉아 날씨에 영향을 받으며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수다의 시간이 우리에겐 딱이다. 진지해지다가도 터무니없이 웃어넘기는 시간.
커피 한 잔에 몇 시간을 얘기하다가 수영하기 딱 좋은 날씨가 되었을 때 인공비치로 향했다. 리버사이드에서 시티를 지나 스트릿 비치에 도착하니 수영하기 딱 좋은 날씨와 물의 온도. 깊은 곳에서는 발이 닿지 않아 당황스러웠지만 마치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꼭대기 수영장처럼 어색한 풍경을 즐기며 때로는 건물을 바라보며 때로는 하늘을 바라보며 수영을 즐겼다. 낮은 곳에서의 여유.
하지만-
오늘 하루를 무참히 무너뜨렸던 사건. 다음 날 새벽 여섯 시에 타기로 했던 브리즈번-멜버른행 젯스타 항공 비행기가 갑작스럽게 취소되었다. 아침 열한 시에 발리로 가는 다른 항공편을 예매해둔 상황이라 급하게 항공사에 전화해서 따졌지만 다음날 아침 아홉 시 비행기로 바꿔주거나 환불해줄 수 있다는 말뿐이다.
셀프 체크인했다고 안심하고 다음날 새벽에 공항에 갔더라면 발리까지 가는 비행기도 놓쳤을 판이다. 비록 젯스타 항공의 2배 되는 가격에 새벽 다섯 시 콴타스 항공을 예약했지만 좋게 생각해본다면 멜버른 공항에서 넉넉하게 경유할 수 있다는 것과 브리즈번에서 멜버른까지 편하게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것. 뿐.
대책 없는 하루 전날 통보 없는 취소라니. 친구와 보내는 마지막 밤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