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사람들로 채워진 공간

- 바르셀로나 산책 여행 -

by 임선영
@Barcelona, Spain


밤새 뒤척이다가 11시까지인 조식을 놓칠 뻔했다. 급히 내려가서 0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조식을 먹고 올라왔다. 커피, 주스, 요거트, 샌드위치 혹은 빵을 주지만 그다지 맛있지 않아서인지 간단하게 아침마다 음식을 해 먹는 사람들도 많았다.


늦은 조식을 먹고 방으로 갔더니 이미 준비하고 사라진 사람들, 리셉션이 있는 1층은 햇살도 좋아서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시간을 오로지 나 혼자 즐길 수 있었다. 이미 하루를 시작한 사람들의 발걸음을 보면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방을 바꾸어 달라고 요청했다. 사람들이 많은지 어렵다고 얘기했지만 타당한 이유를 얘기하니 하루만 더 머물고 바꿔주겠다고 했다. 이들은 친절한 것 같으면서도 불친절하고 불친절한 것 같으면서도 친절하다.


종종 이 같은 일로 한국인들은 불평을 하지만, 호스텔에 머무는 그 많은 사람들을 다 관리하려면 지금 있는 인력으로도 모자라다는 사실이 잠깐만 같이 있어도 느껴진다. 하나를 물어보기까지도 오래 기다려야 하고 바쁠 때 물어보면 대놓고 인상을 찌푸리지만 급한 마음만 없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을 텐데, 방도 매일 같이 깨끗이 청소해주고 접시나 컵을 사용하고도 씻을 필요 없이 싱크대에 놓으면 되고 커피와 물은 마음껏 마실 수 있으며 수건도 하루에 한 장씩 주는 이곳을 호스텔의 가격으로 머물고 있으면서 불만을 가지는 한국인들이 꽤 많다. 이 넓은 공간을 구석구석 청소기로 돌리고 수건으로 닦는 모습을 보면 조금 늦어지는 답변쯤은 웃으며 넘길 수 있다.


호스텔 테라스와 이어지는 넓은 공간에 잠시 앉아서 작업하다가 같은 방 옆 침대를 썼던 한국인과 얘기를 나눴고 마땅한 일정이 없는 우리는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다.


호스텔에서 카탈루냐 광장까지 광장에서 라발지구와 람블라스 거리를 지나 바르셀로나 항 주변까지 꽤 많이 걸었다. 이미 바르셀로나를 둘러본 그분은 처음 온 나에게 이곳저곳 설명해주다 보니 간단한 산책을 한다는 게 생각보다 많이 걷게 됐고 사진을 찍는 것보다 얘기를 더 나누면서 주변을 더 둘러보았다.


그리고 호스텔로 돌아와서 햇빛을 한가득 받을 수 있는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주변에 책을 읽는 사람들, 음식을 만들어 먹는 사람들, 하루를 기록하는 사람들,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 사람들로 공간이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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