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르셀로나 광장 여행 -
@Barcelona, Spain
방을 바꿨다. 나무 침대가 있는 1층으로.
훨씬 쾌적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5층보다 와이파이가 잘 안 터지고 샤워기가 좋지 않다. 그리고 5층에 있던 사람들과 다르게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이 본인의 개인 공간인 듯 밤늦게까지 시끄럽게 떠든다. 이틀째 제발 조용히 좀 해달라고 얘기하는 중인데도. 그래도 좋은 점은 자고 일어나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도 걸어서 바로 조식을 먹으러 갈 수 있다는 점과 1층 공용 화장실을 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철제 침대보다 움직임이 훨씬 편하니까 그대로 정착하기로했다.
약을 먹고 작업을 끝내고 햇빛이 가득한 시간인데 감기 기운이 계속되는 바람에 하루 푹 쉬려고 마음먹고 근처 카페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바쁘게 지나다니는 사람들 속에 꽤 여유로운 공기가 흐르는 공간, 햇살이 스며드는 그늘에 앉아있으니 기분이 나아진다.
슈퍼에 들러 과일을 사고 숙소로 들어왔더니 반가운 연락이 기다리고 있었다. 레알 광장 안에 있는 가우디 가로등 앞에서 만나자는 약속. 와이파이도 없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만나자는 약속은 오랜만이라 발걸음이 너무나 신선했다. 과연 제시간에 만날 수 있을지, 길이 엇갈리는 건 아닐지 머릿속을 가득 채운 의문점들은 곧 두근거림이 되었다.
물론 어제 셋이 함께 만났으면 좋았을 테지만 한국에서도 만나서 밥 한 번 먹기 힘든 사람들을 스페인에 와서 하루마다 만나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참 좋다. 쉼 없는 여행이라 시간 내기 힘들었을 텐데도 기꺼이 저녁을 내어주고.
여행 마무리에 접어든 언니 덕분에 감기약도 받고 아직 몇 번 남아있는 T10 티켓도 받았다. 심지어 햇빛이 뜨겁다며 샘플 선크림까지.
언니 덕분에 배부르게 먹고 바르셀로나 항 주변으로 걸었다. 추위에 3유로짜리 머플러를 사고 간단히 1유로짜리 커피를 사들고 걷는 밤, 감기가 나을 것처럼 편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