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르셀로나에서 포르투 여행 -
@Oporto, Portugal
한참을 떠들다가 늦게 잤는데도 새벽 일곱시에 눈이 떠졌다.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날 아침, 비가 온 다음 구름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근엄한 햇빛을 보며 기지개를 켰다.
만난 지 하루 만에 드디어 꼬리를 흔들어주는 개랑 같이 테라스에서 조식을 먹고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다. 남은 주스를 마저 마시고 공항으로 출발.
막히지도 않고 공항에 도착했다. 일찍 보딩패스를 받을까 해서 줄 서서 기다렸는데 미리 줄 서 있기를 잘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오래 걸렸다. 사람들이 많기도 했지만 업무 처리를 해주는 사람들이 옆 사람들과 각각 얘기하느라 시간이 늘어졌다. 하지만 불평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빨리 티켓을 받아야 일찍 갈 수 있다는 단순한 심리가 괜히 심장만 불안하게 할 뿐이었다. 나 역시 마음의 여유를 갖고 흘러가는 대로 기다려서 비행기 티켓을 받았다. 그런데도 게이트 넘버가 나올 때까지 할 일이 없어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공항 안을 돌아다녔다.
B68. 출국 시간이 가까워오자 슬슬 사람들이 올라왔고 마냥 여유로운 듯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포르투갈 포르투까지 1시간 50분 정도를 날았다. 앞자리에 앉아 발 밑에 배낭을 두었더니 포르투 공항에 도착한지 10분 만에 빠져나올 수 있었다. 기내 반입하면 짐을 찾을 필요가 없으니 기다리지 않아도 돼서 이럴 때는 편하다.
흐렸던 곳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구름떼로 가득한 하늘로 옮겨왔다. 바르셀로나에서부터 겹겹이 껴입은 옷과 목도리가 무색할 만큼 바람은 시원하고 햇살이 따뜻하다. 2시간 만에 바뀌어버린 화창함에 몸을 덮었던 겉옷을 가방에 걸어두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여행자의 기분. 땅을 기어가는 트램 같은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가는 내내 두근거림으로 가득했다.
짐을 정리하고 씻고 나가서 동네 산책을 했다. 가까운 곳 아무 데나 들어가서 늦은 점심으로 아무거나 추천받았다. 그간 익숙했던 스페인어와 또 다른 느낌인 포르투갈어로 가득한 식당에서 프란세지냐를 맥주와 같이 배부르게 먹었다. 그리고 저녁은 숙소에서 맥주 한 잔과 포르투갈 식 닭 요리를 앞에 두고 처음 만난 사람들이 하나의 언어로 떠드는 시간으로 보냈다. 언어의 장벽은 분명 존재했지만 자연스러웠다. 넘치도록 맥주를 마시지도 않았고 흥을 과하게 표출하는 사람들도 없었다. 느긋한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