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투 바다 여행 -
@Oporto, Portugal
어제보다 더 좋아진 날씨, 지도 서쪽에 있는 바다에 가기로 했다. 이젠 포르투 메트로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z4였던 안단테 카드를 z3로 변경하고 어떤 노선을 타고 가야 하는지, 내가 타야 하는 지하철이 언제 도착하는지까지 확인했다.
메트로를 타고 20분 정도 걸리는 Matosinhos Sul 역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바다다. 꾸미거나 예쁘지는 않아도 충분히 시원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든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었다.
파도가 딱 적당해서 서핑하는 사람들 반,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아이들 반, 그리고 딱 나처럼 모래에 털썩 주저앉아 햇살을 만끽하는 사람들. 시간이 움직이듯 바람이 모래를 굴려버린다.
모래를 털고 일어나 해안가를 따라 걸었다. 길이 참 편하다. 흙을 밟으며 걸을 수 있게 해 놓고 파도를 코앞에서 만날 수 있도록 나무다리도 놓여있다.
저 멀리 그녀가 다리 끝에 서 있다고 한들 아무도 모를 것 같았다. 바위의 겉모습과 사람의 외형이 구분되지 않아 원래 아무것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이 거대한 바다가 더 대단해 보였다.
걷다가 뜻밖에 요새를 발견했다. 0.50유로. 화장실 사용료라고 생각하고 돌계단을 올라갔다. 요새인지도는 잘 모르겠으나 벽에 걸터앉아 바다를 바라보기에 좋은 위치였다.
바위에 누워서 태닝 중인 할아버지는 위에서 내가 사진을 찍고 있을 거라고 생각 못했겠지.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스웨터가 마음에 드는 할아버지도 만났다. 그는 지나쳤지만 나는 그의 스웨터 무늬가 바랄 때까지 쳐다보았다. 몰랐겠지. 바람이 더 많이 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공원과 바다가 적절하게 잘 만나는 이곳을 따라 걷다가 결국 신발 안에서 발이 부어올랐다. 가까운 정류장에서 500번 버스를 타고 상벤투 역까지 이동. 한 정거장 더 걸어서 탔더라면 아마 자리가 없어서 가는 내내 서 있어야 했을 텐데, 다행이었다. 500번 버스는 해안선을 따라 열심히 달리며 못다한 바다 구경을 시켜주었고 1번 트램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나를 내려주었다.
머물던 포르투 숙소 체크아웃 하기 이틀 전, 더 머무를까 고민하다가 매일같이 사용하는 이 물건들을 다시 가방에 담아 다른 곳에 옮겨두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아직도 어느 곳으로 향할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포르투갈에 있는 더 많은 지역을 가보고 싶은 마음에. 우표 다섯 장을 엽서에 다 붙이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