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비야 스페인 광장 여행 -
@Sevilla, Spain
아주 많이 가득 먹고 한참을 울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졌다. 계속 웃으며 다니라고 했던 그의 말을 되뇌면서 입꼬리를 위로 올리려고 노력했다.
다리를 건너 마주한 세비야에는 일정치 않은 골목들이 많았다. 대부분 처음 왔을지라도 지도의 도움 없이 잘 돌아다녔는데 세비야는 이상하게도 어디쯤 서 있는지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지나가는 사람에게 지도를 펼쳐 지금 서 있는 곳에 대해 묻고 나서야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에스파냐 은행 앞 분수가 나오는 광장. 물을 뿜어내는 분수대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유독 한 커플에 눈이 멈췄다. 그들은 보통의 다른 커플처럼 끊임없이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도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세상에 둘 뿐이라는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들만의 세상이 너무나 빛나서 멀찍이 떨어진 벤치에 앉아있는 나조차도 눈을 거둘 수가 없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빛이 참 예뻐보였다. 흔히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처럼 잘생기지 않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진정으로 멋있었다. 처음으로 마주한 커플이라 놀란 건 사실이지만 그들을 보며 나는 진심으로 웃고 있었다. 나도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였다면 눈이 시려울 정도로 사랑스러웠을까.
맑은 하늘을 가진 오후. 무성한 나무가 제공해주는 넓은 안식을 즐길 수 있는 푸른 공원에 있고 싶었다.
나무 사이로 살짝 보이는 머리. 숲을 헤치듯 드러나는 윤곽을 따라 끝과 끝을 기점으로 반원 형태의 거대한 모습을 간직한 건축물, 드디어 스페인 광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광장을 둘러싼 물줄기를 따라 떠다니는 작은 배를 보며 아치형 다리에 올라 모자이크로 장식된 의자에 앉았다.
흩어져버린 구름만큼 늘어진 마음. 일기장을 꺼내어 자수를 한 글자 더 채우며 얼굴의 절반을 가려오는 해를 바라보았다. 어째 자수의 간격이 더욱 촘촘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