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깊게 담아 청량한 가을

- 세비야 광장 여행 -

by 임선영
@Sevilla, Spain


목요일 오전 열시부터 오후 두시 반 정도까지 알라메다 광장 근처에서 열린다는 플리마켓. 그의 집 바로 앞이라 일찍 일어나면 구경할 수 있었는데 전날의 숙취로 인해 반나절 가까이 속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중에 스쳐 지나가며 바라본 플리마켓은 동묘 앞 벼룩시장 같았다. 주민들이 이끌어나가는 시장으로 말 그대로 없는 게 없을 정도. 카메라, 책 등을 넘어서 문 손잡이도 사고 싶었다. 그리고 잠시 나의 길을 찾아보았다. 무얼 할 수 있을까.


스페인 광장과 프라도 버스터미널에서 가까운 근처 대학교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나서 세비야를 떠나는 친구들과 인사를 했다.


기분이 이상했다. 모든 게 다 그리워지는 헤어짐. 그 길로 스페인 광장으로 향했다. 며칠 전과 다르게 가을을 훨씬 깊게 담아 청량하다. 햇빛 속 앉아서 나도 세비야를 떠나보기로 마음먹었다.


시에스타. 항상 밤에만 지나다녀서 현지인들이 맥주를 즐기는 모습만 봤지 이렇게 깨끗한 모습은 처음이다. 여느 때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짐을 정리하고 크리스와 마지막으로 저녁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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