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나다 전망대 여행 -
@Granada, Spain
충동적으로 떠나기로 결정하고 나서 숙소비도 아낄 겸 새벽 버스를 타고 마드리드로 이동하기로 했다. 좌석이 충분치 않아서 혹시나 새벽까지 기다렸는데 자리가 없으면 꼬박 공항도 아닌 버스터미널에서 노숙을 해야 하므로 미리 끊어서 갔다. 마드리드까지 가는 버스와 마드리드에서 팔마 마요르카행 비행기 티켓까지 끊고 잠이 들었다.
체크아웃하고 짐을 호스텔에 맡긴 뒤에 새벽까지 시간을 때우기위해 알바이신 지역으로 향했다. 골목을 돌 때마다 그늘에서 연주하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마주치는 돌길을 올라 산니콜라스 전망대에 도착.
걸터앉으면 어제 앉아있었던 알함브라 궁전과 마주 볼 수 있는 곳. 날씨가 무지하게 좋아서 알함브라 궁전 너머 먼 곳까지 시야가 확보됐다. 아주 뚜렷했던 시에라 네바다 만년설까지.
줄지어 아이들이 우르르 올라오더니 전망대를 가득 채웠고 쉴 새 없이 웃으며 이것저것 구경하는 그 모습에 흥이 돋았는지 기타를 치던 방랑자가 더 크고 빠르게 그리고 신나게 노래를 불렀다. 연주가 끝난 뒤 박수세례는 당연.
햇빛을 그대로 마주하고 그의 박자에 맞춰 흥얼거리다가 오면서 새로 산 다이어리를 꺼냈다. 혼자 있는 시간 틈날 때마다 이것저것 적어내려가다 보니 여행 중에 벌써 세 번째 다이어리가 생겼다. 딱 알맞은 사이즈 그리고 무엇보다 '차락'하고 넘어가는 얇고 오래된 종이의 느낌이 마음에 든다. 잉크가 번지는 느낌은 없지만 볼펜이 긋는 소리가 좋은 종이. 자연스러운 꾸밈이 풍성해서 좋다.
산으로 둘러싸인 그라나다 햇빛을 흡수하고 그새 더 타버린 손에 핸드크림을 잔뜩 바르고 서서히 내려가는 길. 슬슬 해가 내려가고 호스텔에서 짐을 챙겨 근처 카페에 들어가 에스프레소 한 잔 시켜두고 와이파이를 사용했다.
그리고 맥주도 한 잔 시켜두고 밀린 작업하기.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우르르 빠져나가는가 싶다가도 다시 자리가 채워진다. 그나저나 앞으로 마드리드행 알사 버스 출발시간까지 3시간이나 남았다.